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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기자의눈] 국적 불명 한복, 본래의 미(美)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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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전혜원 문화부 부장


경복궁 앞을 지나다 보면 한복을 입은 해외 관광객과 내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인근 한복 대여점에서 빌린 한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반갑다. 하지만 국적 불명의 퓨전 한복을 보고 있자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 형태의 치마,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see-through) 저고리, 철사 후프가 들어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속치마, 허리 뒤로 묶은 변형된 옷고름 등 이것이 한복인가 싶을 정도로 기이하고 조악하다. 우리 전통 한복이 가진 우아하고 단아한, 한국 고유의 미(美)라곤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왕이 입는 곤룡포 위에 갓을 쓰거나 여성 옷의 위·아래가 맞지 않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종종 보인다.

한복을 간소화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전통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우리 고유의 문화를 왜곡하거나, 질적으로 낮아 보이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중국은 한복이 중국 한족의 전통 복식인 한푸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한다. 아직도 해외에서는 한복을 '코리안 키모노'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 전통을 지켜내는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우리 전통 의복인 한복을 입고 향유하는 문화인 '한복생활'은 국가무형유산이다. 소중한 유산인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해 국가유산청도 칼을 빼들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복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적절한 지원과 가이드라인 제공이다. 한복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전통의 현대화를 끊임없이 고민해 조악하지 않은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교육의 문제도 신경 써야 한다. 현재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중에서 한국 복식사 전문 교수가 있는 곳은 이화여대 등 3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문적으로 한복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기관을 양성하고, 어린 시절부터 한복과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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