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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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4일 총선을 앞둔 영국에서 후보나 공직자가 선거 관련 돈 내기를 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이른바 ‘베팅 스캔들’에 휘말린 후보에 대해 자격을 박탈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이 규제당국인 도박위원회로부터 자당 지역구 후보인 케빈 크레이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연락을 받고, 그의 후보 자격을 정지했다.

크레이그 후보는 자신이 출마한 센트러 서퍽·노스 입스위치 지역구에서 본인이 아닌 보수당 후보의 승리에 돈을 걸었다. 그는 자신의 X(엑스)에 “몇 주 전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자 누가 이기든 지역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마음으로 보수당 승리에 돈을 걸었다”고 밝혔다.

크레이그는 “결과를 알고 베탕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큰 실수였고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적었다.

영국 법률상 총선 시기를 점치는 등 정치 현안을 두고 돈 내기를 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내부 정보를 이용해 베팅하는 일은 범죄가 될 수 있다. 공정한 내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총선 후보들은 선거와 관련한 양질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위법성이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정치인과 공직자는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윤리적으로도 비판받을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베팅 스캔들에는 집권 보수당 후보 2명이 연루돼 있었는데, 제1야당인 노동당 후보까지 돈 내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도박 의혹을 받는 후보들의 범죄 행위가 드러나면 조치를 취하겠다’며 신중론을 펴던 보수당은 해당 후보들에 대한 당의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의회 보좌관을 지낸 크레이그 윌리엄스 보수당 후보는 수낵 총리가 총선일을 발표하기 이틀 전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서 총선이 7월이라는 데 돈을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로라 손더스 후보 역시 보수당 선거운동 책임자인 남편 토니 리와 함께 같은 의혹이 받는다. 둘 모두 도박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후보들뿐 아니라 공직자들도 도박에 나섰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런던경찰청은 이날 도박위원회로부터 경찰관 5명이 총선 날짜를 두고 도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수낵 총리의 근접 경호팀에 소속된 경찰관을 관련 혐의로 체포했다. 이번에 경찰청이 밝힌 5명은 근접 경호팀이 아니기 때문에 체포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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