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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영남 당심 잡기’ 홍준표 구애 나선 與 당권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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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대구시청서 洪 시장 면담

洪 “한동훈 면담 요청 두 차례 거절”

나경원·윤상현도 洪 만나 친분 어필

洪 ‘윤심 대변’ 보수층 시각도 영향

韓도 27일 대구 찾아 영남권 공략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홍심’(洪心,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중)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대구로 향해 홍 시장과 가까운 후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8기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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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26일 첫 일정으로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방문해 홍 시장을 면담했다. 원 후보는 시장실에 들어서자마자 홍 시장과 껴안고 기념촬영을 했다. 홍 시장이 자리에 앉자 원 후보는 “업어드리려고 했는데”라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를 입은 홍 시장은 곧장 “정당사에 총선 참패하고 물러난 사람이 다시 전당대회에 나온 전례가 한 번도 없다”며 한 후보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다. 홍 시장은 한 후보 측이 두 차례 면담 요청을 했는데 “와도 안 만난다. 오지 마라”고 거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홍 시장은 “만약 (한 후보를 당대표로) 뽑아준다면 이 당 해체해야 한다”며 원 후보에게 “원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당대표 선거에) 나와줘서 고맙다. 원 장관 같은 사람이 당을 맡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대구를 찾은 나경원 당대표 후보와 1시간가량 비공개 만찬을 한 바 있다. 나 후보는 당시 “홍 시장께서 충분한 역량이 된 제가 당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상현 당대표 후보와는 지난달 29일 만났다.

당대표 후보들의 홍심 경쟁은 당원 대다수가 몰린 영남권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이 총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한 만큼, ‘윤심’(尹心, 윤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한다는 시각이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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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행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26일 당권 행보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박완수 경남지사를 만난 나경원 후보(왼쪽), 홍준표 대구시장을 면담한 원희룡 후보(오른쪽),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윤상현 후보,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을 방문한 한동훈 후보(왼쪽). 이재문 기자·뉴스1, 창원=연합뉴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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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엔 홍 시장이 한 후보의 면담 요청만 거절한 것을 윤심과 연결짓는 해석도 있다. 한 후보는 27일 대구를 찾지만 홍 시장, 이철우 경북지사와는 만나지 않는다. 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홍 시장)이 만나기 싫다고 하니 뵙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이 지사와의 면담 불발에 대해 “일정상의 변수가 생겨 추후 다시 면담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친윤(친윤석열)계는 나 후보와 원 후보의 반한(반한동훈) 연대론을 띄우며 ‘한동훈 꺾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친윤 유상범 의원은 이날 “결선 투표로 가게 되면 나 후보와 원 후보의 연대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원 후보는 홍 시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께서 나 후보와 척지지 말고 잘 협력하고 힘을 합쳐서 가라고 했다”며 “저는 무엇이든지 열려있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나 후보는 TV조선 인터뷰에서 “시작도 안 했는데 단일화부터 이야기하느냐”라며 이를 일축했다.

나 후보는 이날 박완수 경남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을 차례로 만나며 부산·경남 당심을 공략했고,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 집중하며 공중전을 펼쳤다. 나, 윤, 한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구·경북 출신 보좌진, 언론인 모임인 ‘보리모임’ 만찬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일정상 불참한 원 후보는 스피커폰을 통해 인사를 전했다.

김병관·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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