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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볼리비아 쿠데타, 3시간 만에 종료…주동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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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볼리비아에서 군부 일부가 26일(현지 시각)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궁을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진입하며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쿠데타 주동자인 전임 후안 호세 수니가 육군 총사령관이 체포되는 등 3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 수니가 전 육군 총사령관은 지난 25일 해임됐다.

조선비즈

볼리비아 경찰이 26일(현지 시각) 쿠데타 주동 혐의를 받는 후안 호세 수니가 전 육군 총사령관을 체포했다.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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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수니가 전 총사령관이 이끈 군대는 이날 오후 3시쯤 장갑차와 탱크를 동원해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궁이 모여있는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볼리비아 사회주의 운동(MAS) 소속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전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장갑차가 볼리비아 정부 청사 문으로 돌진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올렸다

하지만 이번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수니가 전 총사령관이 경찰차에 강제로 끌려가고 구금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수니가 전 총사령관은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의 재선을 막겠다고 위협했고, 25일 직위 해임된 인물이다. 수니가 전 총사령관은 체포 전 현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싶다”며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군은 민주주의를 재건하고 30~40년 동안 소수 인사에 의해서만 돌아가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이후 군은 장갑차를 동원해 대통령궁 입구를 부수고 진입했다. 이에 아르세 대통령은 수니가 전 총사령관에게 “나는 당신의 대장”이라며 “철수를 명령한다. 불복종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신임 육군 참모총장인 호세 산체스 장군이 광장에 있던 군인들에게 부대로 돌아가라고 명령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산체츠 참모총장은 환호와 박수를 받았고 “동원된 모든 인원은 각자의 부대로 돌아갈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즉각 육·해·공 참모총장을 교체했다.

결국 군대는 쿠데타 시도 3시간 만인 오후 6시쯤 철수했다. 수니가 전 총사령관은 막사에서 장병들을 상대로 연설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다만 수니가 전 총사령관은 체포 직전 취재진에게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안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며 쿠데타가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2025년 차기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볼리비아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쿠데타 관련자를 파악하는 등 관련 조사에 돌입했다.

정미하 기자(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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