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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르포] 美대선 격전지 조지아州…20대 “바이든 지겨워, 트럼프가 변화 가져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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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세 강한 애틀랜타임에도...

조지아텍 등 명문대생들 “늙은 바이든 지쳤다...남자들 대부분 트럼프 지지”

중간 선거 때 민주당 택했던 조지아 이번엔 트럼프로 쏠려

조선일보

11월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애틀랜타에서 만난 20대 대학생들. 명문대 조지아텍 등에서 공부하는 이들은 "바이든이 너무 고령이라 지쳤다"며 "트럼프가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본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민주당 성향이 강한) 이 곳 대학생들도 상당 수가 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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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바이든을 지켜보는 데 지쳤습니다. 여기 대학생들도 상당 수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어요.”

27일 오후 미 조지아주(州)의 주도 애틀랜타의 명문대 조지아텍 캠퍼스 인근에서 만난 20대 초반 남성 대학생 3명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첫 TV 토론회가 열리는 애틀랜타에서 만난 젊은 층들의 상당 수는 이번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대도시 애틀랜타는 조지아 내에서도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날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젊은 층을 만나는 게 어렵지 않았다.

미국 동남부에 자리한 인구 1090만명의 조지아주는 오는 11월 대선서 다시 한번 미국 정치를 좌우할 전망이다. 조지아주는 미국의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 지역)’다. 2020년 치른 대선·상원 선거 때 조지아주는 행정부와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민주당에 안겨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 지난 2022년 중간 선거때도 결선 투표를 거친 끝에 허셜 워커 상원 공화당 후보 대신 래피얼 워녹 현 상원의원(민주당)을 선택해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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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첫 TV 토론 당일인 27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토론 장소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을 탑승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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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지아텍 캠퍼스에서 만난 노아 길리(21)씨는 “바이든이 헛디디고 말을 더듬는 걸 보면서 지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같은 젊은 층들은 바이든의 나이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강한 남부 액센트로 “반면 트럼프는 힘이 넘친다”며 “트럼프가 뭘 해도 지금보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21살의 마이클씨는 ‘대학생들은 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예상외로 이번 대선에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학생들이 주변에 많다”며 “특히 남자들은 대부분 트럼프를 지지한다. 남자들이 늙은 바이든을 왜 지지하겠느냐”고 했다.

마이클씨는 “특히 인플레이션 때문에 돈을 못 버는 대학생들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 이대로는 경제는 더 안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조지아주가 핵심 스윙 스테이트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기독교 신앙이 강한 ‘바이블 벨트’에 속했던 조지아주는 원래 보수 텃밭이었다.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을 선택하기 전 조지아주는 대선 후보는 물론 상하원에서도 공화당을 선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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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미 대선 첫 TV토론이 진행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이 기사 작성을 하고 있다. 이 곳 맞은편 스튜디오에서 이날 저녁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청중 없이 90분간 1대1 토론을 할 예정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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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00년대 들어 경제가 좋아지면서 다양한 인종이 유입되면서 정치 성향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CNN은 “대도시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아시아·아프리카·히스패닉계 등 유색인종 거주자도 늘면서 보수색이 옅어졌다”면서도 “워낙 인종 구성 등에 따라 정치 성향이 다양한 만큼 대선이나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가 민주·공화당 한쪽으로 좀처럼 쏠리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고 했다.

이날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만난 금융 회사 직원 31살 맷씨는 “두 후보다 꺼려진다. 둘다 나이가 많고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며 “막판에 미국에 덜 해를 끼칠 후보로 결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공항에서 만난 택시 기사 스티브 리비(33)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민주당이 너무 일을 못해서 투표가 꺼려진다”면서도 “그렇다고 범죄자(트럼프)에게 투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난감하다”고 했다.

조지아주는 지난 2020·2022년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을 선택했지만 이번 11월 대선을 앞두고는 또 다시 트럼프로 쏠리고 있다. 애틀랜타 현지 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이 지난 11~22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이 38%, 트럼프가 43%로 트럼프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고 나타났다. 특히 18~29세 젊은 유권자들 중 바이든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이의 세 배가 넘는 37%는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젊은 층의 가장 많은 비중인 35%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증가’라고 답했다. AJC는 “특히 젊은 층에서 트럼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이는 바이든의 경제 정책 등에 불만을 가진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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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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