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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단독]'공사비 급등' 날벼락…사전청약 운정 3·4블록 사업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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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초역세권 운정 3·4블록 주복, 사업취소

2022년 6월 사전청약 받아, 총 804가구 모집

이후 공사비 급등, 금리 인상 등 상황 악화

"인허가 조차 받지 않은 곳도…'취소 러시' 불가피"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역 코앞에 지을 예정이던 950가구 규모의 ‘사전청약’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이 취소됐다. 시행사 측은 “최근 급격히 오른 건설비로 인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향후 우후죽순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사전청약제도를 사실상 폐지했다.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파주 운정 3지구 주상복합 3·4BL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28일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당사는 최초 안내와 같이 본 청약을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취소를 안내드리오니 이점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022년 6월 20일 사전청약을 받은 파주 운정 3지구 주상복합 3·4BL은 GTX 운정역에서 약 200M 떨어진 초역세권 지역이라 큰 관심을 받았다. DS네트웍스는 각 블록 472가구 중 402가구, 총 804가구를 사전청약으로 받았다. 당시 추정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4억 7000만원 전후, 전용 84㎡ 기준 6억 5000만원 전후였다.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금융비용을 포함한 공사비 전반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DS네트웍스는 관련 인·허가를 다 받았지만 본청약 예정 시기인 2023년 12월까지도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최근 민간택지도 시공사를 구하기 어려운 마당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의 시공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공사를 구하지 못한 DS네트웍스는 한국토지공사(LH)에 토지대금조차 납부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결국 대주단은 기한이익상실을 이유로 LH에 ‘토지해약요청’을 신청했고, LH는 토지를 해약했다.

사전청약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사전청약자 당첨자인 이 모씨는 “오늘 갑자기 덜컥 문자를 받았는데 당황스럽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말그대로 사전청약이기에 법적으로 달리 구제할 방법은 없다. 이들은 당첨자 명단에서 삭제되고 다시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2년 이상이라는 시간을 날리게 돼버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전청약 취소 사태는 이제부터라는 시각이다. 앞서 올 1월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이 인천 서구 가정2지구 ‘우미 린’이 본청약을 앞두고 사업을 전면 취소했다. 민간 사전청약 사업이 취소된 첫 사례다. 우미건설은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진행했음에도 급등한 공사비와 급등한 조달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사전청약을 받은 공공택지의 본청약 시기가 오며 이같은 사례가 계속 나올 거라 내다봤다. 한 업계관계자는 “GTX 운정역 근처를 개발하는 몇몇 시행사는 인·허가조차 받지 않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사전청약 사업 취소가 줄 이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DS네트웍스 관계자는 “먼저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가장 죄송스럽다”면서 “인·허가까지 받고 최대한 사업을 진행하려 했는데 상황이 어렵게 됐다. 저희 역시 손해 보는 금액이 막대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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