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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일본, ‘전쟁할 수 있는 나라’ 가속화…미국에 기대 ‘금기’ 깨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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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본 해상자위대 훈련 모습. 해상자위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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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로 창설 70년을 맞는 일본 자위대가 전세계 어디서든 ‘전쟁할 수 있는 군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은 일본 정부가 평화 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현행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한 지 10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미국은 2차 대전 직후 일본의 무장을 해제하고 경찰 예비대와 해상 경비대를 만들어 치안 유지 정도만을 일본에 맡겼다. 한국 전쟁을 계기로 1954년 7월1일 자위대가 창설됐으나 군대 등 전력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의 제약을 받아왔다.



하지만 창설 70주년을 맞은 자위대 최근 움직임을 심상치 않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명분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연합 훈련 횟수가 지난해 56회로 2006년(3회) 대비 18배 늘었다. 훈련 장소도 일본 주변(18회)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10회, 남중국해 4회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내년엔 ‘적기지 공격(반격) 능력’ 보유 수단의 하나로 미국 순항미사일 토마호크가 도입되고, 2027년엔 국방예산이 100조원을 넘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군사 대국에 올라설 전망이다. 2차 대전 패전 이후 사실상 막아왔던 무기 수출도 점점 해제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용인과 협조 아래 군사적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10일 일본과 미국은 ‘방위산업 협력·획득·유지에 관한 협의’(DICAS)를 열어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 등을 포함한 무기 공동 개발·생산 등을 논의했다. 23일엔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미·일 양국이 미사일과 다른 최첨단 무기 공동 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안보정책은 미국이 ‘미·일 협력의 청사진’을 그리면 일본이 숙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방위력을 강화해 왔다”며 “일본은 주체성을 잃었거나, 잃은 척하면서 미국의 외압을 이용해 ‘전후 안보의 금기’를 깨뜨려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1일은 일본 정부가 헌법 9조의 해석을 변경해 자위대의 집단권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진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2014년 7월1일 아베 신조 정부는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에 대한 무력공격이 발생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을 받을 경우 필요 최소한도의 실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위의 조처로서 헌법상 허용된다고 판단하는 데 이르렀다”며 그동안 금지돼왔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헌법 개정을 통해 가능하게 했다. 평화 헌법 개정을 “필생의 과업”으로 꼽았던 아베 당시 총리는 여론의 반대로 헌법 개정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자위대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2015년에는 헌법 해석 변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개별 법률 정비 작업인 안보법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적기지 공격 능력도 “반격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보유를 선언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이날 “해석 개헌(헌법 해석 변경)은 평화국가로서 일본의 모습이 변질되는 기점이 됐다”며 “지난 10년 동안 미일간 군사적 일체화, 전수방위의 형해화가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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