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매장에 진열된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S24 시리즈.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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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규제 당국이 구글과 삼성전자간 인공지능(AI)협력데 대해 반독점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등에 구글의 온디바이스용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나노’가 탑재되는 것과 관련해 독점성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전날 “특정 삼성 기기에 제미나이 나노를 선탑재한다는 구글과 삼성전자 간 합의의 영향을 더 잘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스타게르 수석부집행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AI 관련 기업들의 소비자 접근 통로를 막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올해 초 파트너십을 맺고 S24 시리즈에 제미나이 나노와 제미나이 프로를 기본 탑재해 왔다. EU 규제 당국의 조사 및 제재는 디지털 시장법(DMA) 적용 대상인 구글을 겨냥하지만 이로인해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베스타게르 수석부집행위원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간의 파트너십과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19년부터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MS는 총 130억 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오픈 AI 지분 4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스타게르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지난해 부터 MS와 오픈AI의 파트너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으나 EU 기업인수법 적용 대상은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파트너십이 한쪽이 다른 일방에 지배적 영향력을 갖는 데 대한 위장인지 여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MS의 경쟁사들에게 MS와 오픈AI의 파트너십이 경쟁을 저해하는지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독점 조항이 경쟁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라며 EU 규제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제 3자의 의견을 추가로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같은 움직임이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이 신기술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전세계 규제 당국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AP 통신은 “이러한 예비 질의는 때때로 EU 반독점 당국의 공식 조사로 이어진다”면서 “만약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관행을 입증하는 증거가 발견될 경우 시정 명령이나 과태료 등이 부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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