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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헝가리 오르반, 새 유럽의회 그룹 구성 추진… "가장 큰 우익 단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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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 출범
"브뤼셀 엘리트들, 전쟁 이주 침체 불렀다"
'교섭단체 퇴출' 독일 AfD 등 합류 가능성
한국일보

헝가리 극우 민족주의 정당 피데스를 이끄는 오르반 빅토르(오른쪽) 총리와 오스트리아 자유당(FPOe) 헤르베르트 키클(가운데) 대표, 체코 긍정당(ANO) 안드레이 바비시 대표가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의회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 출범 소식을 알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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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등 중부 유럽의 극우 민족주의 정당들이 새 유럽의회 정치그룹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극우 정당을 통합하고 반(反) 유럽연합(EU)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포부에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헝가리 집권 피데스를 이끄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오스트리아 자유당(FPOe)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 체코 긍정당(ANO) 안드레이 바비시 대표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의회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를 꾸리겠다고 발표했다. 모두 친(親) 러시아 성향의 극우 민족주의 정당 소속 인사들이다.

"좌파에 유럽 못 맡긴다"


이들은 이날 정치그룹 출범 이유를 담은 '애국 선언문'에서 EU의 기존 정책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간 EU가 지나치게 유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한 결과, 이주민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문제가 속출했다는 취지다. 또한 EU의 친환경 정책이 유럽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EU 논의를 주도할 강력한 극우 정치그룹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인들은 평화와 질서, 발전을 원하지만 브뤼셀의 엘리트들은 전쟁과 이주, 침체를 가져왔다"면서 "우리는 며칠 안에 유럽의회 우파 중 가장 강력한 그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키클 대표는 "마크롱(프랑스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그리고 다른 좌파들에게 유럽을 맡기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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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새로운 극우 그룹이 출범함으로써 기존 유럽의회 극우 정치그룹 사이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체성과 민주주의'(ID) 등 극우 그룹에 불만을 가졌던 정당들이 새 그룹에 합류하리라는 예측이다. 실제 자유당은 ID 소속이었고, 긍정당은 중도 성향인 '리뉴유럽'에서 탈퇴했다.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는 "키클 대표는 다른 국가의 정당들도 새 정치그룹에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최근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켜) ID에서 퇴출된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도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최소 4개국 더 참여해야


다만 이 정치그룹이 유럽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꾸리기 위해서는 EU 회원국 4곳의 참여가 더 필요하다. 7개 회원국에서 23개 의석 이상을 확보해야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데, 아직까지는 세 개 정당 외에 공식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정당이 없다. 다만 이들의 의석수는 총 24석(피데스 11석, 자유당 6석, 긍정당 7석)으로 이미 요건을 만족하고 있다. 교섭단체 구성 마감 시한은 다음달 4일이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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