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談談한 만남] 이민희 레몬트리 대표 “퍼핀, 용돈관리 넘어 자녀 경제관념 형성 돕고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레몬트리, 미성년 자녀용 선불식 충전카드 '퍼핀' 서비스

투자업계 돈줄 말랐지만 누적 투자액 100억 넘어

"연내 주택청약 계좌 개설·美 주식 투자 등 종합 자산관리 솔루션 도약"

세계비즈

1일 서울 역삼동 KB이노베이션 허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민희 레몬트리 대표가 자사의 주요 서비스인 ‘퍼핀카드’, ‘퍼핀 앱’의 특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용돈은 어떻게 줘야 할까.’ ‘아이의 금융·경제관념을 정립시킬 좋은 방법은 없을까.’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용돈 문제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레몬트리는 ‘퍼핀’서비스가 대한민국 엄마, 아빠들의 고민을 덜 수 있다고 역설한다.

레몬트리를 이끄는 이민희 대표(38)는 1일 서울 역삼동 KB이노베이션 허브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부모가 만들어주는 자녀 용돈카드인 ‘퍼핀카드’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퍼핀 앱’은 자녀들의 용돈관리를 위한 효율적인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돈에 대한 개념 형성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가족 구성원들의 자산관리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2021년 창립한 레몬트리는 이달로 창립 세 돌을 맞는다. 창립 초기 50억 원을 투자받은 이 회사는 지난해 35억 원, 지난달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엠엠에스벤처스로부터 23억 원을 추가로 유치하며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빙하기 속 고무적인 투자 유치 성과다.

◆ 자녀 용돈 플랫폼 퍼핀, '에듀핀테크' 개척 선봉장

레몬트리의 핵심 서비스는 지난해 3월 출시한 퍼핀이다. 퍼핀은 7세 이상 미성년 자녀가 대상 용돈카드인 퍼핀카드와 금융 교육을 접목해 에듀 핀테크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출시 1년 새 12만장 이상 발급됐다. 누적 가입자 수는 23만명,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17만 수준이다. 퍼핀에 쌓인 용돈충전금은 345억원이다.

퍼핀카드는 초등학생 이상 본인명의 휴대폰으로 가입 가능하며, 자녀의 카드사용내역 및 잔액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선불교통카드 기능도 탑재했다. 미성년 자녀의 용돈 생활을 자동으로 기록, 관리, 분석하면서 현명한 소비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퍼핀카드의 보유 한도는 50만원, 1회 사용 한도도 50만원이다. 현금 사고를 막고자 ATM 현금 인출 기능은 넣지 않았다.

퍼핀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사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플랫폼 광고 수익과 회원들의 선불충전금을 통해 버는 이자수익, 그리고 멤버십 구독료다. 이 대표는 주요 수익모델 중 ‘플러스 멤버십’을 통한 멤버십 구독료를 늘리는 데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 2월 출시한 플러스 멤버십의 회원 수는 2000여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금융 앱 중 사용자가 돈을 내고 쓰는 앱이 얼마나 되겠나. 주식 콘텐츠나 유료 가계부 외엔 없다.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아이들은 금융·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시사, 역사 등의 퀴즈를 풀며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즉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면서 용돈을 벌게 되는 셈이다.”

◆ ‘조르기’ 기능 無…송금 땐 수수료

현재 주요 금융사들은 아이들을 위한 충전식 선불카드를 서비스하고 있다. 하나은행 ‘아이부자카드’, 토스 ‘유스카드’, 카카오뱅크 ‘미니(mini)’, 아이쿠카 ‘아이쿠카 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퍼핀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뭘까. 우선 용돈 바닥이 났을 때 부모에게 돈을 요청할 수 있는 이른바 ‘조르기’ 기능이 없다. 이 대표는 “‘조르기’는 금융 측면에서만 보면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지만, 이러한 기능은 교육 측면에선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자녀 스스로 돈을 관리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사의 서비스와 달리 타인에게 돈을 보낼 때 깐깐한 기준을 둔 점도 특징이다. 송금에 따른 수수료를 매기고, ‘메모’ 기능을 통해 송금 이유에 대해 반드시 이유를 쓰도록 했다. 편의성을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의도적 불편함을 주는 셈이다. 왜일까.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소액의 잦은 송금은 자칫 미성년 자녀에게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왜냐면 돈을 주고받는 개념에 대해 굉장히 쉽게 생각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돈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형성될 경우 돈을 잘못 보냈을 때 이를 되돌려받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사실을 모르게 되거나, 향후 금융 사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퍼핀은 송금 기능 사용 시 어떠한 이유로 누구에게 돈을 보내는지 사유 입력을 의무화하고 이를 부모에게도 공유하도록 했다.

세계비즈

이민희 레몬트리 대표가 퍼핀카드의 특징을 설명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 ‘용돈계약’ 기능도 눈에 띄는 기능이다. 부모와 자녀는 용돈계약을 통해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는 시기와 용돈 금액을 선택할 수 있다. 정해진 기간, 정해진 수준의 용돈을 사용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돈 관리의 중요성을 스스로 배워갈 수 있다고 이 대표는 강조한다. 퍼핀에서 용돈계약을 통해 주기적으로 용돈을 받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하반기 중 저축·투자까지 서비스 확장

레몬트리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미국 주식 투자는 물론, 주택청약도 가능하도록 서비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들의 용돈관리라는 서비스 범위를 투자 등 자산관리 전반으로 넓혀가겠다는 각오다.

레몬트리는 KB국민은행과 손잡고 올 하반기 중 자녀의 독립 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 습관 형성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퍼핀 앱 내에서 아이 이름으로 요구불 계좌는 물론, 정기적금 계좌, 주택청약 계좌를 곧바로 개설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 스스로 소비, 투자, 저축과 같은 행위를 한눈에 파악함으로써 경제관념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 용돈 활용의 범위를 단순히 소비에만 국한하지 않고 자산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협력해 주식 투자 기능과 투자 교육 콘텐츠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퍼핀은 자녀의 용돈 소비 관리에서 저축과 투자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보다 체계적인 투자 교육까지 제공하며 금융 교육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역삼동 소재 KB이노베이션허브. 오현승 기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