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문혜리사격장에서 K9자주포가 사격을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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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수일 내 휴전선(군사분계선) 이남 5㎞ 이내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사격 등 실사격 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수일 내에 휴전선 인근 사격장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상 및 장병 안전 등을 고려해 훈련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2018년 9·19 남북 군사 합의 체결로 불가능해졌던 육상 전방 지역에서의 실사격 훈련이 약 6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군사분계선 5㎞ 안 포병 사격 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 전면 중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 이남 5㎞에 있는 경기 연천 적거리사격장, 강원 화천 칠성사격장, 경기 파주 스토리사격장, 강원도 양구 천미리사격장 등에서는 약 6년 동안 실사격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정찰 위성 발사, 대남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등 연쇄 복합 도발에 나서자, 우리 정부는 지난달 4일 9·19 남북 군사 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해상 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그래픽=이진영

군은 9·19 합의로 중단된 동·서부전선 일대에서의 야외 기동훈련과 육·해군 합동 사격 훈련도 이달 안에 재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우리 군 대응 능력을 제한해왔던 9·19 군사 합의의 족쇄는 사실상 모두 벗겨질 전망이다. 러·북 군사 밀착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도 있다.

한편 북한은 1일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이른바 ‘다탄두(多彈頭) 능력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지 닷새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5시 5분과 오전 5시 15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이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미사일은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발사된 후 600㎞를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다. 두 번째 미사일은 발사 당시부터 비정상 비행을 하다가 120㎞를 비행한 후 북한 내륙에 낙탄했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 지점과 비행거리를 따져보면 평양 인근 내륙에 피해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동해상에 탄착한 첫 번째 미사일은 발사 지점과 탄착 지점, 비행거리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유도미사일 KN-23과 유사하다. 군 당국은 KN-23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KN-23을 시험 발사했다.

K-9 자주포 실사격 훈련 - 지난 4월 육군 수도군단 예하 수도포병여단이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 사격장에서 K-9 자주포로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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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 비행 끝에 내륙에 낙탄한 두 번째 미사일에 대해 군 관계자는 “KN-23을 발사했으나 불량으로 실패했을 가능성, 사거리가 300㎞ 미만인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을 ‘섞어 쏘기’ 했을 가능성 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인근 내륙을 겨냥해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을 가능성은 낮아, 발사 실패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는 “북한은 KN-23을 가장 신뢰도가 높은 대남 전술핵 공격 무기 체계로 보고 있다”며 “만약 KN-23 발사에 실패했다면 심리적·군사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KN-23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활용하고 있는 북한 무기다.

정부는 김정은이 2026년 열릴 제9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국방 분야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조급하게 미사일 도발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은 2021년 열린 8차 당대회에서 ‘국방 공업 발전 및 무기 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MIRV), 정찰위성, 핵잠수함 개발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5월의 2호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지난달 26일 실시한 다탄두 미사일 발사 실험도 실패한 것으로 우리 군은 평가하고 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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