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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박상용 검사, “‘대변 루머’는 허위사실.. 사과 않으면 고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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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탄핵사유로 내세운 ‘대변 루머’ 실체는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전용기(오른쪽부터), 장경태, 민형배, 김용민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비위검사 엄희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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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일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를 비롯한 네 명의 검사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박 검사에 대해서는 ‘대변 사건’을 적시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에서 “2019년 1월 8일 저녁 울산지검 청사 내 간부식당에서 술을 마신 후 울산지검 청사 민원인 대기실 바닥에 설사 형태의 대변을 싸고, 남성 화장실 세면대 및 벽면에도 대변을 바르는 등의 행위를 통해 공용물을 손상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최근 검사 내부게시판에 “이화영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중형이 선고되자 5년전에 있었던 청내 행사와 관련해 입에 담기조치 힘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명백한 허위사실로 당시 울산지검에 근무한 검찰 구성원들을 상대로 확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 글에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이한울 검사가 “저는 그날 저녁식사부터 귀가할 때까지 박부장과 계속 같이 있었습니다. 완전한 허위사실임을 제가 보증합니다”라는 댓글을 썼다.

◇박 검사 “터무니없는 루머라 대응할 필요도 못 느꼈다”

박 검사는 현재 영국에 유학중이다. 그는 3일 본지 통화에서 “당시 행사는 울산지검 구내식당에서 개최된 청 전체의 조직 활성화 행사였고 송인택 검사장과 검사 직원 등 40~50명이 참석했다”고 했다. 박 검사는 업무를 보다 행사 시작시간보다 늦은 저녁 7시 반쯤 참석했고 공식 일정이 마무리된 후 밤 9시쯤 다른 검사 서너 명과 함께 청사 밖으로 이동해 뒷풀이를 한 후 자신의 차로 다른 검사들을 각자의 관사에 내려 주고 관사로 귀가했다고 한다.

박 검사는 “다음날 정상 출근했고 대변 사건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얘기를 듣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당사자로 거론된 가운데 자신의 이름도 추측성 루머로 거론된 것을 알게 되었고, 동료들로부터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묻거나 놀리는 메시지를 수차례 받자 열흘 뒤 ‘저 아니예요 제발 좀 ‘라는 메시지를 카카오톡 프로필에 띄웠다”고 했다. 그는 “터무니없는 루머라 진지하게 대응할 가치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연루가 됐다면 오히려 수치심이나 진상 규명의 두려움으로 이런 메시지를 올리지도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이 사건을 잊고 지냈는데 5년만에 ‘탄핵 사유’ 맨 앞머리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제일 먼저 꺼낸 사람은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다. 그는 지난 14일 법사위 회의에서 “울산지검 검사 3여명이 지난 2019년 1월 특별활동비를 이용해 술을 마시고 추태를 부렸다”며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고 “‘저 아니예요’라고 한 검사가 쌍방울 압수수색 사건과 이화영 부지사 사건의 담당 검사”라고 하며 수원지검에서 술자리를 벌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함께 거론했다.

이성윤 의원은 회식이 있었던 2019년 1월 대검 반부패부장이었고, 그해 7월부터 법무부 검찰국장, 이듬해 1월부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다. 박 검사는 “이 의원은 인사를 담당하는 검찰국장으로 해당 사건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특활비를 이용해 술을 마셨으면 공공장소인 구내식당에서 회식을 했겠느냐”며 이 의원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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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 사건'이 불거진 2019년 1월 울산지검 회식 사진. 구내식당에서 열렸고 송인택 당시 검사장(맨 왼쪽)주재 하에 검찰청 직원, 검사들이 참석했다. /박상용 검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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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검사가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회식 장소는 울산지검 내 구내식당으로, 송인택 당시 울산지검장이 주재했으며 참석자 상당수가 일반 직원이었다.

이후 서영교 의원이 지난 17일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 검사의 실명을 밝혔고,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과 최강욱 전 의원은 유튜브 ‘강성범 TV에’ 출연해 박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고 사진을 게시했다. 이들은 ‘X쳐바르고 다니게 안 생겼잖아’(최강욱) 등의 비하발언을 했고, 이미 예정된 박 검사의 영국 유학을 두고도 ‘네가 X칠한 거 알면 너 큰일 나니까 외국에 나가 있어 이래서 나랏돈으로 외국에 보낸 거야’등의 발언을 했다.

박 검사는 “명백한 명예훼손성 발언”이라며 “이들이 발언을 수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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