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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정유신의 China Story]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으로 중국 부동산과 소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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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중국의 부동산 불황이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 올해 1~4월의 신규 부동산 판매면적이 2023년 동기 대비론 20%, 2021년 대비론 40%나 감소해 2015년 이래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5월17일 중국 정부가 주택금리 하한폐지, 미분양 주택매입 등 대규모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가하락 등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스탠더드&푸어스(S&P)와 피치 등도 올해 부동산 판매가 중국 부동산의 정점인 2021년의 절반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왜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꿈적도 하지 않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이 중국 부동산 침체의 주요인이란 의견이 나와 관심을 끈다. 중국은 1949년 공화국 수립 이후 1962~75년과 1981~97년 2차례 베이비붐이 있었다. 1차는 연 2560만명이 태어나 총 3억6000만명, 2차는 연 2200만명이 태어나 총 3억7000만명이다. 합하면 무려 7억3000만명, 중국 총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이들이 성년이 돼 매년 수천만 명의 주택수요로 연결됐다고 보면 베이비붐 세대야말로 1980년 이후 40여년 동안 이어진 중국의 '부동산 불패신화'의 주역인 셈이다.

하지만 뭐든 오래 지속되긴 어려운 모양이다. 1980년대에 시작된 '1가구 1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베이비붐은 세 번째로 이어지지 않고 단절됐다. 심지어 2023년 출생률은 0.64%로 1차 베이비붐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인구 단층'이 생긴 상태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늙어 은퇴하면 부동산 수요가 꺾이는 것은 당연한 일. 전문가들은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첫해인 2022년(60세 은퇴 전제)부터 주택판매가 계속 감소하는 등 중국 부동산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고 본다. 물론 주택 수요감소 외에 공급과잉도 부동산 침체에 한몫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시가구의 96.8%가 자가고 1가구당 1.5채의 주택을 보유한 데다 재고가 1억5000만채라고 한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은 중국의 부동산 침체뿐 아니라 소비부진도 야기한다는 평가다. 은퇴 전 베이비붐 세대는 소위 '돈 버는 현역'으로 소비의 핵심세력, 특히 부동산(My home) 자동차(My car) 모바일(Mobile)로 대변되는 중국의 3대 내구소비재를 일컫는 '3M' 붐을 일으킨 주역이다. 부동산은 중국 GDP의 28%, 자동차는 8%, 모바일은 5%로 '3M'을 합치면 GDP의 40% 이상이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은 그만큼 중국의 소비수요 기반을 취약하게 한다는 해석이다.

최근 중국이 과잉생산을 수출로 돌려 성장률을 높이곤 있지만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관세율 인상 등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부동산과 소비시장은 중국 정부의 다양한 진작책에도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단기간에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견. 그만큼 중국 경제의 주축이었던 베이비붐 세대 퇴장의 그늘이 깊다는 얘기다. 하반기 중국 경제의 5% 성장률 달성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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