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의혹’ 등 날선 공방
野 “02-800, 용산 번호냐” 추궁하자
대통령실 “일체 기밀 보안사항” 응수
“尹 ‘이런 일로 사단장 처벌’ 말했나”
김태효 “들은 적도, 아는 바도 없다”
천하람 “金여사 명품백 보관 장소는”
정진석 “포장 그대로 청사내에 있어”
與 “바퀴벌레 득실거리는 불량식품”
野 각종 법안 비판에 언쟁 오가기도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왼쪽부터)박찬대 국회 운영위원장, 국민의힘 배준영 간사,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간사가 의사 진행과 관련해 논쟁을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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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격노 했나” vs “그런 적 없어”
회의는 시작부터 여야의 고성과 막말로 얼룩졌다. 자료 제출을 두고 벌어진 여야 간 기싸움이 계기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성준 의원이 국민의힘 간사 배준영 의원을 향해 “(대통령실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따지면서 포문을 열었다. 여당은 “갑질”이라며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느냐”고 맞받았다. 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했던 점을 들어 야당을 질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디서 삿대질이야” “반말까지 하네” 등 양측의 거친 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야당의 각종 법안을 “바퀴벌레가 득실거리는 불량식품”이라고 해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야당은 대통령 격노설의 진위를 따지는 질의로 공세를 이어갔다. 대통령 격노설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접하고 크게 화를 냈다는 의혹이다. 이를 계기로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했던 수사자료를 회수했다고 야당은 의심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적은 없다”고 했다. “(대통령한테)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나’라는 취지의 내용을 들은 적 있냐”는 야당 질의엔 “들은 적이 없고, 주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왼쪽)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휴정한 뒤 나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찬대 위원장(오른쪽)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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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직후 대통령실과 국방부 간 통화가 자주 오간 것도 쟁점이 됐다. 야당이 이유를 추궁하자 김 차장은 “대통령은 궁금한 게 생기면 어떤 실무자에게든 수시로 전화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서 ‘02-800-7070’이라는 유선 전화번호를 누가 사용하는지도 야당의 추궁 대상이었다. 야당은 이 번호로 걸린 전화를 국방부에서 받은 직후 각종 은폐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 보안사항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02-80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물어보니 10여개 나오더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정 실장은 “국민제안·대통령기록관·조달 등 업무상 필요한 번호만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문재인정부 때와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 불법 촬영, 비열한 공작”
질의 답변하는 정진석 비서실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정 비서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가운데 줄 왼쪽부터 이도운 홍보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최상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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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채 상병 특검법에 선을 그었다. 정 실장은 국민의힘 권영진·강민국 의원 등의 관련 질의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법안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의 보관 장소를 캐물었다. 정 실장은 “포장 그대로 청사 내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천 의원이 현장실사를 나가면 협조할 건지를 묻자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김 여사가 수수한 가방이 대통령기록관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보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왜 대통령실이 법을 어기나”라고 질타했다. 정 실장은 “최 목사가 대통령 부인에게 의도적으로 ‘돌아가신 아버님과 잘 아는 사이’라고 접근해서 불법적 녹취와 촬영을 한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문제 삼으며 역공에 나섰다. 여당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혈세 낭비의 화룡점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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