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차량 운전자 68세…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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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 A씨가 68세로 확인됐다. A씨는 도로교통법에서 정하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다. A씨가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이같은 주장과 엇갈리는 목격자 진술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고령 운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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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급발진'…목격자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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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어젯밤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 고인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2024.07.02.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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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본격적인 경찰 조사를 앞두고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발진은 차량이 운전자 의도와 달리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다수 목격자의 증언은 이같은 주장과 배치된다. 사상자 15명 중 한 명으로 경상자로 분류된 B씨(34)는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앞을 보고 전화하며 걸어가던 중에 '쾅'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몸이 떴다 그대로 넘어졌다"며 "통화하던 중이라서 외부 소리에 집중을 못 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소리가 여러 번 난 것은 아니었다. '쾅' 부딪히는 소리 전에 (급발진하는 엔진) 소리 같은 것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당시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일각에서 고령 운전자인 A씨 과실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유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는 최근 3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2021년 3만1841건 △2022년 3만4652건 △2023년 3만9614건으로 집계됐다.

'고령 운전' 차량으로 인한 사망자 수 역시 △2021년 709명 △2022년 735명 △2023년 745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해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운전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지난해 17.6% 대비 2.4%포인트(p) 늘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은평구 연신내 연서시장 인근 도로에서 80대 남성이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강남구 구룡터널 교차로 인근에서 80대 남성이 운전 부주의로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냈다.

도로교통법 제87조에 따르면 직전 운전면허증 갱신일에 65세 이상 75세 미만일 경우 5년, 75세 이상일 경우 3년 안에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3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4.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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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고위험군 골라내야…"현행 갱신 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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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운전면허 갱신 조건을 강화하고 고위험군 운전자를 구별할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령화 시대에 운전자 연령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통사고 전문 법무법인 위드로 김경환 변호사는 "현재 면허 갱신 제도는 너무 포괄적"이라며 "정신과 병력, 시력, 순발력 등을 평가하도록 갱신 제도를 꼼꼼히 손보고 주기도 짧게 설정해 고위험군 운전자를 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 없는 사회'를 위한 인프라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나이만으로 운전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차별이고 인권 침해일 수 있다"며 "대중교통 시 혜택을 주는 등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환경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8분쯤 시청역 교차로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차량 1대가 일반 시민 10여명을 들이받았다는 내용이다.

사상자는 총 15명이다.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6명이다. 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 시청 직원 2명, 은행원 4명, 병원 직원 3명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차량 두 대와 가드레일 등이 파손됐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 CCTV,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급발진 여부를 포함해 신속하고 면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1일 오후 9시28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5명이 심정지되는 등 15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인도로 차량이 돌진해서 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 사고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와 경찰 등이 현장을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2024.07.01.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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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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