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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정신나간 與" 발언에 대정부질문 파행…채상병특검법 상정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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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여야 고성 끝에 파행

野 김병주 "정신나간 국민의힘" 발언 두고 與 강력 반발

민주당 '채상병 특검법' 상정 불발…3일 추진 예상

노컷뉴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1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가 채상병특검법 상정과 관련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인 뒤 비공개 의총을 가지며 참석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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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발언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결국 대정부질문은 파행됐고 본회의가 산회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상정도 불발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부터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를 진행했지만 두 시간 만에 정회했다. 다섯번째 질의자로 나선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발언으로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최근 한미일 '프리덤 에지' 연합훈련이 있었다. 한미일 훈련이 강화돼 한미일 동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독도에 대한 야욕을 가진 나라와 어떻게 동맹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달 2일 국민의힘은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한다'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이라는 말을 했다"며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막말'이라고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과할 사람은 국민의힘"이라며 "일본과 동맹한다는 데 정신이 안 나갔나. 정신줄 놓지 말라. 정신이 나갔다"는 언급을 되풀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여 사과를 요구했다. 사회를 보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김 의원을 향해 "사과 요구가 들어왔다. 조금 심한 발언인 것 같은데 사과하겠느냐"고 물었고, 김 의원이 거절하자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의 거친 신경전은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막말에 대한 사과 없이는 본회의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이야기했다"면서 "김 의원이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이야기함에 따라 오늘 회의를 열기 어렵다고 서로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일도 김 의원의 공식적 사과가 없으면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최근 민주당의 막말, 망언, 거친 말 시리즈는 정말 국민의 대표가 맞는지 수준을 의심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민의힘이 채해병 특검법 상정을 거부하고, 파행을 유도했다"며 "오늘 비록 국민이 기다리는 일하는 국회의 대정부질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일하는 국회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병주 의원은 "일본과의 동맹은 개인적으로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한다. 이를 빌미 삼아 본회의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에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채상병 특검법' 상정 불발…3일 추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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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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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선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이 친정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 외에 처리 예정이었던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하느라 본회의장 입장을 미루고 있었다. 먼저 와있던 민주당은 우 의장에게 신속히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했고,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끝나고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한 민주당 의원이 "의장님 노고가 많으십니다"라고 말하자 장내에서 웃음과 함께 박수가 나왔으나, 우 의장은 단호한 말투로 "박수 치지 마세요"라며 제지했다.

주 부의장의 경우 국민의힘을 향한 '경고'는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역대 민주당 정권의 대북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질의했고, 신 장관이 이에 동의하는 답변을 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김 의원의 질의를 멈추고 "본회의장에서는 박수를 치지 못하게 돼 있다"며 "본회의장 질서 유지에 문제가 있으니 박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통상 질의하는 의원들이 단상에 오르내릴 때는 의장석에 앉아 사회를 보는 국회의장 또는 부의장에게 목례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날은 이를 두고서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우 의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은 채 단상에 오르자 민주당 의원들은 "주의를 줘야 한다"며 항의했다.

한편 민주당은 애초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곧바로 '채상병특검법'을 상정해 표결 처리할 방침이었지만, 결국 본회의가 산회하면서 이날 법안 상정은 불발됐다. 민주당은 3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채상병특검법 상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채상병특검법 강행 처리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대응한다면 4일 예정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도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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