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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사기 저하로 술렁이는 광주시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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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승진 최고 영예의 자리 시민안전실장 2급→3급 직급 낮춰

민선 8기 4차례 조직개편에 소통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일부 부서 효율성 떨어져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연가 보상비 축소…희생만 강요

노컷뉴스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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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직급 하향과 연가보상비 축소 등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정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2급 자리 3급으로 운용하기로 한 광주시

3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시는 그동안 2급 이사관으로 운용했던 시민안전실장 자리를 사상 최초로 3급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2급 자리를 3급으로 운용할 경우 예전보다 인력풀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지만 공직사회는 시끄럽다.

승진 대상자들의 사기 저하를 차치하더라도 광주시의회의 인사권이 독립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광주시 자체 승진으로 가장 직급이 높은 자리를 직급을 낮췄기 때문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상징성과 동기 부여 등 공직사회 전반을 추스르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희생만 너무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래서야 일선 공무원들이 계속 따라가겠냐"고 반문했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들은 일에 헌신해온 보상이 승진"이라며 "공무원 조직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공직사회에서는 업무에 충실하고 국가에 헌신한 보상이 단연 승진인데, 자리가 있음에도 직급을 하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2급 자리를 3급으로 채우는 것 때문은 아니다.

◈조직개편 과정서 소통 부족

노컷뉴스

강기정 광주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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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출범 이후 진행된 네 차례의 조직개편도 공직사회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의 연속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앞서 이뤄진 조직개편 자체가 정교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장에서의 판단이 어느 부서보다 중요한 종합건설본부와 도시철도본부, 상수도본부 등에서는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인해 6급 팀장제가 폐지된 이후 신속한 의사결정이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또 복합적인 정책 수요가 증가하는 행정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부서에서 할 일을 유기적으로 연계해보자는 취지에서 올해부터 광주전략추진단을 융복합 프로젝트 추진 기구로 전환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일선 공무원들과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 공무원 노동조합 강승환 지부장은 "두 번째 조직개편을 할 때 성명서를 냈었고 이와 관련해서도 어쨌든 현장 이야기를 좀 들어라고 건의했다"면서 "하지만 나아지는 게 없다. 현장에 일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직원들도 다들 힘들어하는데 소통이 너무 부족하다"고 했다.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행정수요에 맞게 시민들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통한 일정 부분 변화도 필요하다.

◈간부 공무원 연가 보상비 축소

공직사회와의 마찰은 이 뿐만이 아니다.

4급 이상 간부 공무원의 연가 보상일수도 올해부터는 기존 12일에서 5일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사실상 휴가를 사용하기 힘든 간부 공무원들은 7일 동안의 보상비를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승진 중심 문화를 일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광주시.

공무원들과의 소통 없이 희생만 강요하는 것은 결국 업무 효율을 저해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광주시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청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행정여건과 필요성에 따라 유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1년에 한 번 정도면 자주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4급 이상 연가보상일수 축소도 어려운 재정여건에 간부들이 동참하는 취지로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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