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콘티넨탈 클럽에서 열린 토론 시청 행사에서 사람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CNN 대선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이번 CNN TV토론은 대선 첫 토론이다. 2024.06.27/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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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흔들린다. 한 배를 탄 민주당 하원 의원들의 반발 조짐이 거세다. 11월 대선과 의회(상원 100석 중 34석·하원 435석)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걸 의식한 의원들이 TV 토론 참패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자,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를 요구하며 연판장까지 돌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당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미 하원 내 민주당 의원 수십명이 바이든의 경선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만들어 서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알려진 지역 출신 의원들이 주도했다"며 "재선을 노리고 있는 의원들이 나섰다는 점에서 (TV 토론 참패가) 얼마나 큰 충격을 줬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미 정치 전문지 더힐은 하원 의원들의 단체 행동을 '댐이 터졌다'고 비유했다. TV 토론회 참패를 지켜본 민주당 하원의원 25명은 바이든이 물러나라고 촉구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추진하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개별 의원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트럼프에게 이미 졌다"고 말하거나 "불안해 보이는 바이든은 물러나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낸 것에서 한 발 나아가 단체 행동 조짐까지 이는 것이다.
바이든도 하원 의원들의 불안감을 의식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2일 제프리 하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에 전화를 걸었다. 구체적인 통화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은 당내 평판이 좋은 하킴 대표에게 사적인 부탁이라며 자신에 대한 퇴진 목소리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캐시 호철 미국 뉴욕 주지사와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3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면담한 뒤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4.07.04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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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거취가 걸린 의회 선거와 대선이 오는 11월 동시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회 여파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트럼프가 우세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의회 선거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다시 치러지는 의회 선거에서 다수당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교체해서라도 '흐름'을 바꾸려 하는 이유다.
CNN에 따르면 그동안 의회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소폭 우위를 점해왔다. 하지만 TV 토론 이후 '바이든 리스크'의 불똥이 대선을 넘어 의회선거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한편 민주당 주지사들은 하원과 달리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20여명의 주지사는 바이든과 만나 대선 레이스 완주를 다짐했다.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욕, 일리노이, 미네소타 등 주요 주지사는 직접 참석했고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14명의 주지사는 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뉴욕의 캐시 호출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기기 위해 나섰고, 우리 모두는 그에게 지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도 "오늘 밤 우리는 대통령으로부터 세 단어를 들었다. '나는 올 인'이라고. 바이든은 우리를 지지해줬다. 이제는 우리가 그를 지지할 때다"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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