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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IPO재수생' 오아시스마켓, 11번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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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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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가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의 11번가 지분 인수 협상이 불발된 지 8개월 만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최근 11번가 인수를 위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 인수의향서를 전달했다.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은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치앤큐(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FI들은 매각 방식과 절차를 검토 중으로, 아직 오아시스 측에 인수의향서에 대한 답변을 보내지는 않은 상황이다.

오아시스 측은 회사 주식 일부와 관계사인 물류업체 루트의 신주를 11번가 지분 100%와 맞바꾸는 지분 교환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큐텐이 소셜커머스업체 티몬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와 동일한 방식이다. 당시 큐텐은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와 큐텐 지분을 맞바꿨다. 오아시스도 큐텐처럼 자본금을 투입하지 않고 11번가의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11번가와 맞교환하게 될 오아시스의 지분 규모를 20~25%대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11번가는 적자 폭이 확대되며 몸값이 떨어진 반면,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배송사업이 순항하며 기업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몇 년 사이 11번가와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11번가가 2018년 투자 유치 당시의 기업가치는 최고 2조7000억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5분의 1 수준인 5000억원대로 급락했다. 오아시스가 올해 3월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242억원이다.

현재 11번가는 FI 주도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FI들은 2018년 5000억원을 투자해 11번가 지분 18.18%를 인수했고, 최대 주주 SK스퀘어(지분율 80.26%)는 5년 내 11번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다.

11번가가 시장 상황 악화와 실적 부진으로 약속된 시일까지 IPO를 하지 못하게 되자, 올 초SK스퀘어가 2대 주주인 나일홀딩스컨소시엄(18.18%)의 콜옵션을 포기하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SK스퀘어는 경영권을 자진 포기하고 투자자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 방식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됐다.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은 올초부터 큐텐을 비롯해 컬리 아마존 롯데 등과 인수 협상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반면 오아시스는 2019년 1423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475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작년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새벽배송 전문업체로는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호실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창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12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동기간 567% 늘었다. 올 한 해 매출은 5000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초 코스닥 상장을 추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으나 기관들이 기대 이하 공모가를 써내며 IPO 계획을 미룬 바 있다. 최근 오아시스는 IPO를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11번가 인수 검토와 IPO 재추진 움직임이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공모주 시장이 회복되고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면서 오아시스가 내년 IPO에 나설 시 1조5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상장이 무산됐을 때는 기관투자가로부터 7000억원대로 평가받았다.

오아시스가 11번가를 인수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마켓이 보유한 신선 식품 새벽배송 역량에 더해 오픈마켓과 직구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11번가가 보유한 SK 계열사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11번가와 파트너십 관계인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을 통해 K푸드의 해외 직배송 등을 신사업으로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11번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조효정 기자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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