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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대선 후보 TV 토론 보면서 울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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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국제뉴스]

2024년 하반기의 시작입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얄궂은 날씨가 계속된 한 주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한 주는 전 세계를 주름잡는 주요 국가들에서 선거가 열리며 긴박하게 흘러갔습니다. 영국에서는 정권 교체가 확정됐고, 프랑스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야당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신정 국가’ 이란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개혁파 후보를 1위로 올리며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아직 선거가 좀 남은 미국에서는 지난주 대선 TV 토론의 후폭풍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사퇴 요구가 빗발치며 시끄러웠는데요.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빠르게 짚어드립니다. 조선일보 국제부의 원샷 국제뉴스 시작합니다.

◇프랑스 극우 정당, MZ 세대 등에 업고 1차 총선 승리

지난달 30일 치른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 결과,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독일 나치 점령기를 뺀 230여 년간의 프랑스 근현대 정치사에서 극우 세력이 총선 최다 득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파장이 대단했습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RN의 득표율은 33%(공화당 내 RN 지지파 포함)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FP·28%)이 차지했습니다.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 연합 앙상블은 20%로 3위에 그쳤습니다.

극우로 분류되는 RN이 자유민주주의 선도국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 최다 득표를 하자 충격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나치를 연상시켰던 고리타분한 정당 이미지를 탈피, 기성 엘리트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끌어안는 데 성공한 RN의 ‘변신’ 전략이 잘 먹혔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다만 아직 2차 투표가 남았기에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7일 열리는 2차 투표에서도 RN이 승리하면, 프랑스에서는 22년 만에 정치 노선이 전혀 다른 대통령과 총리가 국정을 이끄는 ‘동거 정부’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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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英 총선 압승…새 총리에 키어 스타머

조선일보

5일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와 그의 아내 빅토리아 여사가 영국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진행된 취임 인사에 참석한 모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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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조기 총선 결과가 확정됐습니다. 야당이었던 노동당이 총 650석 중 412석을 얻으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지난 번 선거보다 무려 214석이나 더 얻은 건데요. 여당이었던 보수당은 지난 선거보다 252석이 줄어든 121석에 그쳤습니다. 세 배가 훌쩍 넘는 차이입니다.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14년간 집권해 온 보수당은 브렉시트,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정국의 혼란을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민심으로 심판을 받은 것이죠. 반면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색깔을 강조하기보다는 실용주의 노선을 택하며 ‘경제 살리기’ 구호에 집중, 국민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노동당의 압승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었습니다. 리시 수낙 전 영국 총리는 불리한 상황을 뒤집어 보려고, 원래 10월~11월로 예정돼 있던 선거를 앞당기는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는데 결국 결과는 같았네요. 반전 없이 끝난 드라마, 아래 기사들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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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 국가 이란, 1차 대선 투표에서 개혁파 깜짝 1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 보수 후보가 낙승하리란 예상을 깨고 무명에 가까운 개혁파 정치인이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이란 내무부는 28일 치러진 대선 투표 결과 총 4명의 후보 중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전 보건장관이 42.5%로 최다 득표자가 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신정(神政) 국가인 이란에서 이슬람 근본주의를 앞세우지 않는 개혁파 신인 정치인이 1위를 차지하는 일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아무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원래 승리가 유력했던 강경 보수 성향의 사이드 잘릴리 전 이란 핵 협상 대표가 38.6%를 득표해 2위를 했습니다.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2위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하는 이란 대통령 선거법 규정에 따라 두 사람은 이달 5일 열리는 결선 투표에서 다시 맞붙게 됐습니다.

국제사회는 이제 이란에 다시 개혁 성향 정권이 들어서는 ‘선거 혁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란의 권력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게 집중되어 있어 개혁파 대통령이 당선돼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2차 투표는 현지 시간으로 5일 진행되는데, 그 결과는 6일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란 대선, 개혁파 예상 밖 선두… 5일 강경 보수 후보와 결선

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통령 선거 TV 토론에서 혹평을 받은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바이든은 후보 자질이 부족하다”며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측근에게 후보직 포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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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 폭망 바이든…사퇴 논란에도 ‘요지부동’

지난달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간의 TV 토론,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멍 때리기, 횡설수설을 반복한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로 인한 후폭풍이 한 주 내내 이어졌습니다. 바이든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쳤고, 대체 후보까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 민주당의 오랜 지지자들, 심지어 바이든의 친구들과 주요 후원자들마저 바이든에게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친민주당 언론들도 절규 수준의 사퇴 압박을 이어갔습니다. 바이든의 오랜 친구인 뉴욕타임스의 토머스 프리드먼 칼럼니스트는 심지어 토론을 보면서 울기까지 했다고 하네요...그러나 바이든은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요. 한 주 내내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이어졌습니다. 아래 기사에 지난 한 주 있었던 일들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과연 바이든은 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까요?

NYT·WP은 절규 수준의 사퇴 압박…오바마·클린턴은 “바이든 지지”

해리스 부통령? 주지사 3인방? 바이든 사퇴론에 거론되는 ‘플랜B’는

美 대선 토론 후 “트럼프 온다” 불안한 유럽…中은 쿨하게 “오락처럼 즐기자”

논란 커지는 바이든 가족들의 ‘과두정치’... 쏟아지는 ‘사퇴론’에도 “계속 싸워야”

사퇴 압박에도 질 바이든 여사 “계속 싸우겠다”

“바이든 사퇴” 美 민주당 내서 터져 나왔다

美 민주 의원들, 실명 걸고 ‘바이든 용퇴’ 촉구...연판장까지 작성

트럼프와 붙으면… 미셸 오바마가 11%p 앞서, 해리스는 2%p差 박빙

바이든이 물러나면 민주당, 8월 7일까지 공식 후보 지명해야

발언마다 실수, 실수… 등 돌리는 美 민주당

바이든 대선 후보 물러난다면… 향후 절차는 어떻게

조선일보

미국 맨해튼의 뉴욕공립도서관(NYPL) 건물 전경. /NY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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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도서관 지켜라”… 예산 삭감 지켜낸 유명인사들

딱딱한 선거 이야기는 이제 이걸로 끝내겠습니다. 윤주헌 뉴욕 특파원이 뉴욕의 랜드마크, 뉴욕공공도서관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무료로 개방돼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인데요. 지난해 뉴욕시가 갑자기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나서면서 난리가 났습니다. 지난해 11월 뉴욕시는 “이민자 문제에 예산이 많이 투입됐다”면서 2200만달러(약 300억원)의 도서관 관련 예산을 깎아버렸습니다.

예산이 줄어들면서 주 7일 운영됐던 뉴욕시 200여 개 도서관은 매주 일요일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지난 4월 뉴욕시는 이것도 모자라 2024~2025 회계연도 예산에서 도서관 관련 예산을 3600만달러(약 500억원) 더 깎는다고 밝혔죠. 이렇게 되면 토요일까지 문을 닫아야 하는데요.

상황이 이쯤 되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배우 우피 골드버그까지 관련 좌담회와 방송에 나와 “뉴욕 공공 도서관 예산 삭감을 복원하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광범위한 반발이 계속되자 뉴욕시는 결국 ‘백기’를 들고, 지난해 말 삭감됐던 예산까지 모두 되돌려 놓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다시 일요일까지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하니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네요.

뉴욕 도서관 예산 삭감, 힐러리까지 나서 막아

조선일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새로 발행한 1만엔·5천엔·1천엔권 지폐를 소개하고 있다. 새 1만엔권 지폐에는 일본 근대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화가 들어가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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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새 디자인 선보인 일본 지폐

지난 3일, 디자인을 바꿔 처음 발행된 새 1만엔권과 5000엔권, 1000엔권이 일본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일본에서 새 모양의 지폐가 발행된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라고 하네요. 당시에도 1000엔권과 5000엔권만 바꿨고 1만엔권은 그대로였는데, 최고액권인 1만엔권 신권의 디자인을 바꾼 것은 무려 40년 전이라고 합니다. 이날만 약 1조6000억엔의 신권이 세상으로 내보내졌다고 합니다.

현금 사용이 거의 사라진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아직도 ‘현금 천국’입니다. 때문에 지폐의 디자인이 바뀐 새로운 지폐가 발행된 것도 엄청 큰 뉴스일 수밖에 없는데요. 신권과 관련된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번 주 조선일보에 잔뜩 실렸습니다. 아래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일본, 40년 만에 새 디자인 1만엔 지폐 발행

日은 왜 ‘자본주의 설계자’ 120년 만에 소환했나

시부사와 에이이치, 대한제국서 일본 지폐 발행 주도...경제 침탈 비판도

日 새 지폐 발행...”일본 경제, 네팔에 빚졌다” 말 나오는 이유는

조선일보

튀르키예 축구선수 메리흐 데미랄이 지난 2일(현지 시각)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 토너먼트에서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두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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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경례’ 손동작 하나로 난리 난 유로 2024

독일에서 진행 중인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의 한 선수가 골 세리머니로 선보인 ‘늑대 경례’가 국가 간 외교 갈등으로 번졌습니다.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튀르키예의 중앙수비수 메리흐 데미랄(26)이 후반 14분 골을 넣은 뒤 양손으로 ‘늑대 경례’ 세리머니를 한 건데요. 엄지와 약지·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검지와 새끼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의 얼굴 모양을 만든 것입니다.

이 손동작이 뭐라고 도대체 이렇게 난리일까요. 유럽에서 이 손동작은 ‘인종 차별’ 문제를 일으키는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통합니다. 튀르키예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는 튀르크족 민족주의를 앞세운 회색 늑대는 튀르크족을 제외한 쿠르드족과 유대인 등 다른 민족을 적으로 규정해서 문제가 되고 있죠. 이 때문에 유럽축구연맹(UEFA)가 데미랄에게 2게임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는데요. 반면 튀르키예에서 늑대는 신성한 동물이기 때문에, 그냥 일상적인 의미로 한 제스처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아래 기사를 참조해 보시길 바랍니다.

‘늑대 경례’가 뭐길래… 독일·튀르키예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오늘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저희는 다음주 13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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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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