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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차 대신 진심'을 판 정의선 회장...튀르키예 국민 '마음'을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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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앙카라 '한국공원' 리모델링 프로젝트 지시

한국-튀르키예 우정의 상징으로 재탄생...단순 판매보다 기업가치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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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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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한국전쟁 74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한 한-튀르키예 주요 인사들이 한국공원 내 전통 한국식 정자인 ‘우정의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심표 주 튀르키예 대한민국 국방무관, 홍범석 현대차 상무, 무스타파 카이막 앙카라 문화재보전위원회 이사, 아흐멧 쿠루마흐뭇 튀르키예군 4군단장, 조 콜슨 싱클래어 주 튀르키예 뉴질랜드 대사, 정연두 주 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 파룩 쿄일뤼오을루 앙카라시 부시장,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베야짓 유묵 튀르키예 참전협회장, 오스만 귀뮈쉬 한국전쟁 참전용사, 함자 뒤르겐 튀르키예 퇴역부사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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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가 한-튀르키예 양국 우호의 상징인 튀르키예 앙카라 내 한국공원 개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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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물건을 팔고 고수는 마음을 산다."

완성차를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진심 리더십'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진심은 통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진정성 있는 마케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객의 마음을 살피고, 진심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해야 뼛속 깊은 현지화 전략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정 회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진정성에 기반한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이 코카콜라, GE(제너럴일렉트릭), BMW그룹 등 글로벌 기업처럼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기업 가치를 파는 전략으로 한 차원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 회장의 주문으로 튀르키예 앙카라의 한국공원(Kore Parkı, 이하 한국공원)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한국공원은 한국전쟁에서 목숨 바쳐 평화를 지킨 튀르키예 군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튀르키예 건국 50주년인 1973년 조성됐다. 수도인 앙카라 도심에 위치해 많은 현지 시민들과 튀르키예를 방문한 한국인들이 찾는 곳이지만 조성된 지 50년이 지나 시설물 노후화와 파손 등으로 낙후된 상태였다.

정 회장은 한국공원에서 매년 참전 기념행사 및 참전 용사 추모행사가 열리는 만큼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공원을 재설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난해 공원을 찾았다가 낙후된 모습을 보고 개선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했다"면서 "공원을 찾은 생존 참전 용사와 가족,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착수해 지난 6월까지 10개월에 걸쳐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완성 과정에서 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관,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앙카라 문화재 보존위원회 등 현지 정부 부처와 다방면의 협조도 구했다. 오랜 노력 끝에 약 1만㎡(약 3100평) 규모의 공원은 헤리티지의 계승과 한국적 정서, 한국·튀르키예 우호의 상징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우선 한국공원의 상징인 9m 높이의 '한국전쟁참전기념탑' 벽면에는 전사자 724명의 이름을 빼곡히 음각했다. 나무 그늘이 전부이던 휴게 공간에는 방문한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한국식 전통 팔각정이 새로 들어섰다. '우정의 집(Kardeşlik Kamelyası)'이란 이름의 팔각정은 경북 문경에서 직접 제작해 현지 운송됐으며, 국내 목공 전문가 6명이 동반해 현지에서 2주간 직접 설치했다.

무스타파 카이막 앙카라 문화재보전위원회 이사는 "공원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공사가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 한국공원을 방문하는 이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매년 400명의 튀르키예 현지 대학생 및 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직업기술학교에 실습용 차량과 기자재를 기증하는 등 1997년 튀르키예 첫 진출 이후 다양한 CSR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초 대형 지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쳤을 당시에도 현대차그룹은 복구 성금 200만 달러와 인명 구호 장비 및 이재민 생필품 등 50만 유로 규모의 현물을 지원하며 한국 기업 중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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