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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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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나토·아시아 동맹군 진주만 집결…한국, 지휘부 첫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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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진주만 히캄 기지에 항공모함 칼빈슨함(위 사진)과 해군 율곡이이함(아래 사진), 충무공이순신함이 정박해 있다. 이유정 기자, [사진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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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항공모함 갑판 위에 스텔스 전투기 등 항공기들이 가득 차 있다. 항모를 호위하는 이지스 구축함 등도 차례대로 도열했다. 6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 히캄 합동기지의 H부두는 거함으로 가득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지구상 최대 규모의 격년제 해상 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지난달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리고 있어서다.

미 해군은 이번 림팩에 니미츠급(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함(CVN-70)을 필두로 모두 16척의 함정을 투입했다. 축구장 3배 크기(길이 333m, 폭 76.4m)의 칼빈슨함 갑판에 올라서니 미 해군이 함재기로 운용하는 F-35C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F/A-18E 수퍼호넷 전투기, E-2D 조기경보기 등 공중자산이 집결해 있었다. ‘떠다니는 기지’란 말이 실감이 났다.

매튜 토머스 칼빈슨함 함장(대령)은 “칼빈슨함의 항공기 80여 대가 림팩에 참여해 동맹국·파트너들과 상호운용성을 점검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전술 기술과 절차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림팩엔 역대 가장 많은 29개국이 참여한다. 한국·일본·호주·필리핀 등 미국의 인·태 지역 핵심 동맹은 물론 영국·프랑스·독일 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도 대거 전력을 보냈다. 이런 다국적 함정 40여 척과 항공기 150여 대, 2만5000여 병력이 훈련에 참여한다.

프랑스는 처음으로 본토에서 브르타뉴 구축함(D655)을 파견했고, 독일 공군은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를 처음 투입했다. 나토군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을 우려한다. 마이클 워제 미 제1항모강습단 단장은 “나토 회원국의 림팩 참여는 전 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방증이며,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도 이번 림팩은 10~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와 겹친다. 서방 진영의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는 기간 태평양에선 군사력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그림이 연출되는 셈이다.

림팩은 갈수록 대중 견제 성격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림팩엔 미 해군의 최신예 핵추진 잠수함인 버지니아급 1척(노스캐롤라이나함)과 로스앤젤레스급 1척(토피카함) 등도 참여하는데 이들은 대만 유사시 투입될 대표적인 전략자산들이다. 특히 올해는 유·무인 체계를 혼합한 다중 영역 훈련에 방점을 뒀다.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8900t)은 지난달 말 림팩의 일환으로 무인기 6대를 해상에서 발사하고 회수하는 훈련을 했다.

한국 해군에선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DDG), 차세대 주력 구축함인 충무공이순신함(DDH-II), 손원일급 잠수함(1800t급) 이범석함(SS-081), P-3 초계기 등을 보냈다. 1990년 1800t급 수상함 두 척으로 림팩에 처음 정식 참가했던 한국 해군은 34년 만에 림팩의 지휘 구조에 올해 처음 입성했다. 문종화 림팩 전대장(대령)은 ‘림팩 연합해군 구성군사령부(CFMCC)’의 부사령관을 맡았다.

진주만=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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