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18 (목)

정용선 전 경기경찰청장, ‘조작된 정의’ 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제 ‘전직 경찰공무원의 마지막 변론’
"재심 통해 억울함 풀고 경찰조직 명예 반드시 되찾겠다"


더팩트

정용선 전 경기경찰청장의 ‘조작된 정의’ 책 표지. /정용선


[더팩트ㅣ당진=천기영 기자] 정용선 전 경기경찰청장이 ‘조작된 정의’라는 280여 쪽 분량의 책을 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전직 경찰공무원의 마지막 변론’이란 부제를 붙인 이 책은 정 전 청장이 경찰청 정보심의관으로 재직하던 2010~2011년도에 이른바 ‘경찰 댓글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023년에 유죄판결을 받았던 일에 대해 수사와 재판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책 중간중간에 재판 기록 사본과 언론 보도는 물론 정권 교체 이후의 각종 제보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용선 전 청장은 ‘억울함에 한 글자 한 글자 눈물로 기록하다’란 서문을 통해 "공직자들이 소관 업무와 관련해 잘못된 보도에 대해 댓글로 진상을 알리던 일은 2006년 2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됐고 당시 국무총리실 주관 정부 업무성과평가에도 반영됐기 때문에 모든 부처에서 다 해왔던 일"이라며 "그 후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의 100대 국정과제 중 제1호 과제였던 ‘적폐청산’을 빌미로 이명박 정부 시기이던 2010~2012년의 경찰 댓글만을 문제 삼아 억지로 사법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6년 이후 경찰 댓글은 정치 관여나 선거 개입 등의 부정한 목적이 아니라 사이버상에서 경찰 관련 허위 보도나 네티즌들의 왜곡 주장에 대해 신속하게 진상을 알려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의 명예를 지키고 법 집행의 정당성을 알리던 일이었다"며 "전국 지방경찰청이 아닌 서울지방경찰청에서만 자체적으로 ‘스폴팀’이란 비상근 조직을 구성해 필요 시 댓글을 게재했던 일을 경찰청 정보심의관에게까지 형사 책임을 물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항소심 판결에 의하면 정보심의관으로 재직하던 15개월 동안 경찰청장 지시를 전달해 서울경찰청 ‘스폴팀(132명)’이 게재했다는 댓글 중 정부 정책을 옹호했다는 댓글은 고작 19명이 게재한 85개뿐"이라며 "경찰 총수가 지시했는데 이 정도밖에 게재되지 않았다면 소수 경찰관들이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댓글만을 골라낸 뒤 이를 정부 정책을 옹호하라고 지시했다는 근거로 삼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정부 정책 옹호라고 판결한 댓글, 트윗 글 등 일부를 책말미에 원문 그대로 덧붙이며 독자들에게 이 같은 글들이 과연 정부 정책 옹호 행위로 보이는지 직접 판단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아가 경찰청 자체 진상조사와 사건 수사 과정에 2018년도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과 특정 언론사, 청와대 등이 개입한 흔적을 제시하며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용 수사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중앙당은 2019년 1월 25일 이 사건을 ‘정치적 탄압사건’으로 규정했다.

정 전 청장은 "예전에는 어르신들께 흰쌀밥을 해드렸지만 지금은 당뇨 위험 때문에 현미와 잡곡을 섞은 밥을 해드린다며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쌀밥으로 어르신들을 섬기던 예전 자녀들을 지금 기준으로 잘못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공직자들이 법령과 상사의 지시에 근거해 수행했던 과거 업무에 대해 ‘그때는 표창이고, 지금은 적폐’라고 사법처리한다면 공직사회의 복지부동과 혼란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얼굴도 모르는 경찰관들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개별적으로 찾아와 사건의 진상을 설명해 주고 보관하고 있던 서류들을 건네주며 억울함을 풀라고 위로해주는데 용기를 얻어 댓글 사건의 진상은 물론 수사와 재판과정의 문제점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며 "오직 진상을 알리겠다는 목적 외에 관련자들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생각은 추호도 없기에 정치인들과 공개된 기사를 작성했던 언론인이 아닌 경우 이름을 모두 영문 알파벳 한 글자로만 표기했다"고 말했다.

정 전 청장이 5만여 쪽이 넘는 수사와 재판 기록을 직접 5번 넘게 읽어보면서 썼다는 이 책은 제1부 국가와 경찰을 사랑한 죄, 제2부 참을 수 없는 모욕, 억울한 적폐, 제3부 경찰의 사이버 정보활동, 제4부 거짓과 왜곡에 맞선 것이 ‘범죄’라는 1심 판결, 제5부 공직자의 댓글은 ‘헌법’ 위반 범죄, 제6부 형식적 진실주의, 제7부 사라진 ‘적법절차’, 제8부 신속한 진상규명을 기대하며 등으로 구성됐다.

정용선 전 청장은 "이 사건 진상규명에 관심 있는 법학자나 법조인들께는 사건 자료 일체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앞으로 재심 등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경찰조직의 명예도 반드시 되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책의 소재가 된 경찰 댓글 사건으로 인한 유죄판결에 대해 정 전 청장은 2023년 광복절에 특별사면 복권됐다.

tfcc2024@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