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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오늘부터 나토 정상회의… 전세계 눈길은 ‘바이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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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회원국 + 한·일·호주·뉴질랜드’ 회동… 5가지 관전 포인트

조선일보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일 펜실베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에어 포스 원' 탑승에 앞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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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설 75주년을 맞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9일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전세를 뒤집고, 미국·유럽에선 고립주의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자유·민주 진영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AP통신은 “75년 전 나토 조약이 체결된 워싱턴에서 나토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를 고민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관심은 대선 TV 토론 참패 후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호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고 있다.

CNN은 “이번 회의는 바이든의 건강 상태에 대한 평가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최국 정상인 바이든은 사흘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첫날 참가국 정상 영접과 창설 75주년 기념 연설, 이튿날 정상회의와 만찬을 차례로 소화하고 마지막 날엔 TV 토론 후 첫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사흘 내내 노출될 바이든의 언행에 언론도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여 또다시 인지능력 논란이 불거질 경우 치명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이)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심이 쏠릴 것이며 바이든은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포도 나토 회원국의 공통된 정서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도록 압박했고, 올해 초에도 “유럽이 공정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해야 한다는 뜻)”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7일 회원국 고위 관리 20명을 인용해 “바이든 재선 전망에 대한 우려가 많고 트럼프가 복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나토의 방어에 대해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의 영향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나토 주재관의 키이우 파견, 독일 사령부 신설 등이 포함된 장기 지원안을 발표해 쐐기를 박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나토 핵심 회원국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는 취임 나흘 만에 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모두가 그와 이야기하고 ‘셀카’를 찍고 싶어 할 것”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드러나지 않았던 영국의 안정적이고 중도좌파적인 면모를 보여줄 기회”라고 했다. 스타머가 이끄는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나토 및 핵 억지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을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다만 법조인 출신인 스타머가 외교 경험이 거의 없고, 전임 총리들과 달리 미국 주류 인사들과 친분이 깊지 않은 점이 변수로 꼽힌다. 조기 총선에서 좌파 연합에 밀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는 나토 내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것으로 지목된 중국을 어느 수위로 규탄할지도 관심거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나토가 정상회담 성명을 통해 중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원을 비판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중국이 미사일·탱크·항공기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부품을 수출하고 위성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을 지적하며 “(중국이)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동맹이 경제적 비용을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른바 ‘IP4(인도·태평양 4국)’라 불리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들도 초청됐다. 스톨텐베르그는 “러시아와 아시아 권위주의 우방국의 연대가 확대하면서 나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국들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회의 기간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협의는 하고 있지만 짧은 기간 여러 행사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3국 회담을 할 여유와 시간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러 군사 밀착, ‘오물 풍선’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 등을 한목소리로 규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통해 3국 협력의 이정표를 세웠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모두 국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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