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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가자지구 휴전 이후 '밀봉'된다. 지하에도 최첨단 장벽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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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부, 이스라엘에 국경 지하 장벽 건설 제안
미국과 협력해 이집트와 가자지구 국경에 장벽 확대
이집트 국경으로 하마스 군수품 밀수된다는 이스라엘 주장 수용
휴전 협상에 회의적인 이스라엘 달래기 나서


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2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촬영된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분리 장벽.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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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중인 미국과 이집트 정부가 휴전만 성사되면 가자지구 국경에 지상뿐만 아니라 지하 장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는 하마스가 이집트에서 무기를 조달한다는 이스라엘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 방송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 측에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과 협력해 최첨단 지하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장벽 건설은 휴전 개시 첫날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집트 북쪽 국경에서 지중해 연안을 따라 좁고 길게 설정된 구역으로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면적(약 365㎢)이다. 이스라엘군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38년 동안 가자지구를 지배했으나 2005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스라엘은 2007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점령하자, 가자지구 국경을 따라 분리 장벽을 건설하여 가자지구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지하까지 뻗은 분리 장벽이 완공됐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접한 이집트 역시 하마스가 PA를 몰아내자 국경을 봉쇄하고 구호물자 등 반드시 필요한 물자 수송 및 이동만 허용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장벽을 넘어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수백명의 인질을 납치하자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집트 국경을 통해 군수품을 밀수한다며 주장했으며, 지난 5월에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를 점령해 물자 통행을 막았다.

이스라엘군은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에서 이전에 파악된 터널을 포함해 최소 25개의 밀수용 지하 터널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집트의 지하 장벽 제안은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올해 들어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본격적인 휴전안을 논의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다. 중재에 나선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하고 양측의 수용을 압박했다.

휴전 협상은 지난달 하마스의 거절로 약 3주 동안 중단되었으나 지난 4일 하마스가 휴전안을 수정하면서 재개되었다. 하마스는 휴전 합의 후 16일 동안 군인과 그동안 풀려나지 못한 남성 인질을 풀어주기로 약속하면서, 그동안 고수했던 선제적인 영구 휴전 요구도 접었다. 이와 함께 1차로 6주간의 영구 휴전 협상 기간에 이스라엘군 철수와 전투 재개 금지 등을 중재국들이 보증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재개에 나서면서도 조건을 달았다. 그는 7일 성명에서 하마스 휴전안 가운데 4개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떠한 합의도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이스라엘군의 전투 재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휴전 협상을 통한 인질 귀환과 총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 시위대는 네타냐후가 선거 회피 목적으로 전쟁을 이어가기 위해 휴전 협상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는 현지 매체인 채널 12에 "네타냐후는 협상을 원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파기하려 한다"며 "7월 24일 (미국 의회) 연설과 (이스라엘 의회) 휴회까지 시간을 끌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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