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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다이슨에서 잘렸어요" 1000명 '해고 쇼크'…부글거리는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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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직후 싱가포르로 본사 옮긴 다이슨, 이번엔 영국 직원 4분의 1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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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 다이슨 수석 엔지니어이자 영국 발명가 제임스 다이슨 경의 아들 제이크 다이슨이 새 진공청소기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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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업이지만 더 이상 영국 기업이 아니다. 진공청소기 명가 다이슨을 보는 영국인들의 시선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다이슨이 영국에서 전체 직원의 4분의 1이상을 감원해 빈축을 사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다이슨의 영국 전체 직원 3500명 중 1000명이 이날 오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전세계 1만5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지만, 하필 조나단 레이놀즈 신임 기업부 장관이 100명이 넘는 기업 리더들을 모아놓고 정책 우선순위를 밝힌 날 해고를 통보해 영국 정·재계의 눈총을 샀다.

다이슨의 지난 5월부터 대규모 정리해고를 검토했고 최근의 총선 결과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이슨 최고경영자(CEO) 한노 키르너는 "우리는 빠르게 성장해왔고 ,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수시로 글로벌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 항상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각 국가별로 인원을 얼마나 줄일지 구체적 감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다이슨은 초기 전문 분야인 진공청소기를 넘어 헤어 드라이어,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전기차 제조 계획은 포기했으나 무선 제품용 배터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연구개발(R&D) 업무가 싱가포르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지만 영국은 다이슨의 연구개발센터로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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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의 창업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경이 지난 3월 1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XYZ SEOUL(서울)에서 사용자의 마지막 설정을 기억하는 스타일링 노즐 러닝, 일시 정지 감지 기능 등 다이슨의 스마트한 기술을 집약한 '다이슨 슈퍼소닉 뉴럴 헤어드라이어(Dyson Supersonic Nural™ hair dryer)'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다이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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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규모 감원으로 다이슨을 바라보는 영국 여론은 싸늘하다.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다이슨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 경은 막상 브렉시트가 이뤄지자 곧바로 다이슨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다이슨 경의 가족도 모두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겼으나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가 세금 감면을 약속하자 본사는 그대로 둔 채 자신만 영국으로 돌아왔다.

데일리 미러지는 이에 다이슨 경을 '위선자'로 낙인찍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다이슨 경은 신문 발행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소송에서 패소했다. 당시 다이슨은 대부분의 고객과 모든 제조시설이 아시아에 있다는 점을 들며 회사 이전 동기가 브렉시트가 아닌 상업적 이유라고 밝혔다.

회사는 물론 가족 전체가 싱가포르로 이주한 것은 막대한 상속세(영국 상속세율 40%)를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이슨은 비상장 개인기업으로 영국에서 상속하면 최소 수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 반면 싱가포르의 상속세는 0%다.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해 회사를 상속시키면 상속세를 내지 않게 된다.

다이슨 경은 지난해 12월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의 지도자들을 향해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부의 창출과 성장이 더러운 단어가 됐다"고 비난했다. 지난 3월 런던 다우닝가 11번지(영국 재무장관 관저) 회의에서는 제레미 헌트 전 총리와 격렬히 충돌했다. 이날 헌트 전 총리는 다이슨 경에게 "당신이 (우리보다 정치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냥 출마를 하시라"고 꼬집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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