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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화두는 '먹사니즘' … 중산층 稅완화 띄우며 '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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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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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당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민생 회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산업 전반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조하며 "세제 지원, 재정 지원,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2대 국회가 출범한 이후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이른바 수권 정당과 차기 대권주자 면모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대권 플랜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미래 청사진을 내세우는 데 집중했다. 이 전 대표는 "혁신 역량은 고갈되고, 저성장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가 곧 민생"이라며 "성장의 회복과 지속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민주당 정권이 도입한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재검토 방침과 1400만명 증권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유예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등 이 전 대표가 변화된 스탠스를 선보인 점도 주목된다. 세금 문제에 대해서도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정책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어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기본사회' 구상을 재차 밝히며 과학기술 투자, 신재생에너지 전환 계획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기본의료, 기본교육 시행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과 국가가 혁신을 위해 2인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인공지능(AI)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데, 기술 인재 양성에 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연구개발(R&D) 금액을 삭감한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때 대대적으로 확대했던 재생에너지 산업도 꺼내들었다. 그는 "국가 주도의 대대적 투자를 통해 '에너지 고속도로', 즉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전국에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사전 배포된 원고에 없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에너지 고속도로가) 전 국토에 경제 활동 기회를 제공해 산업화 시대를 열었던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처럼 새로운 경제 활동과 산업 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투자 확대가 전통적인 민주당 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규제 '개선'을 통해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규제 완화 또는 강화라는 표현보다 규제 합리화라는 표현을 선호한다"면서 "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이 분야에 세제 혜택이나 재정 지원을 해야 하고, 연구개발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민주주의 확대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주인은 250만명 당원 동지들"이라며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다음 대선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론 지역당(지구당) 합법화, 후원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특히 당내 디지털 관리자인 CDO(Chief Digital Officer)를 신설해 개방형 플랫폼을 갖춘 '오픈소스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견에서 이 전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등 정치 현안은 거론하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좀 민망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8월 민주당 대표 선거는 이 전 대표와 김두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당내에선 이미 이 전 대표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1995~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다만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기류로 흘러가는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 일극체제를 향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날 회견장에선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한준호·강선우·김민석·전현희 의원과 김지호 부대변인 등이 이 전 대표 옆에 나란히 서며 벌써부터 '줄서기 경쟁'이 펼쳐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고위원 출마자는 13명으로 추첨 기호순대로 전현희·한준호·강선우·이성윤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박진환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 김민석·민형배 의원, 최대호 안양시장, 김병주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 박완희 청주시의원, 이언주 의원이 나선다. 이들은 모두 친명계다.

[곽은산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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