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 투데이] 참패한 TV토론 후에도 바이든 지지하던 펠로시, 의원총회 하루 후 인터뷰서 "바이든 속히 결단해야...민주당 내부총질은 잠시 멈추고 나토 총회후 목요일(11일) 밤 대통령 입장표명 기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공항에 도착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24. 2. 22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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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베테랑 의원이자 전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출마를 지지 않으며 진퇴를 하루 속히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바이든의 든든한 문화계 후원자였던 헐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도 민주당의 후보는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을 만들어냈던 든든한 동맹들이 속속 그를 등지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펠로시 전 의장은 MSNBC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출마할지 말지는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민주당 의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그 결정을 내리기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 민주당은 상하원 의원총회를 열어 바이든의 후보 사퇴 문제에 대해 토론했지만 의견은 극명히 나뉘었다. 바이든 지지파들은 그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후보 자격을 내려놓으라고 정당하게 압박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강경파들은 이대로 간다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차이로 패할 것이고, 그것은 민주주의의 몰락을 가져올 재앙이라며 대통령이 조속히 퇴진 결단을 내리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적어도 하원을 대표하던 의장 출신인 펠로시가 하루 만에 내놓은 의견은 의원들의 다수가 공식적으로 말만 못하고 있을 뿐이지 바이든의 사퇴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대변한다. 당초 펠로시는 TV공개토론 이후에도 바이든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의원 총회 이후로는 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중론을 듣고 펠로시 역시 마음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펠로시의 인터뷰 발언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둔 바이든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이번 주에 민주당에 재선 캠페인을 계속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펠로시의 모호한 발언은 그가 대선에 남아야 하는지에 대해 일반 민주당원 사이에 여전히 깊은 불안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이후에 저녁쯤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금요일에는 미시간에서 선거 유세를 할 예정이다.
펠로시는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바이든이 일단 이 NATO 회의를 처리하고 어떤 결단을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펠로시의 지적은 민주당의 이른바 '내부총질'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콜로라도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마이클 베넷은 지난 화요일 밤 CNN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트럼프가 압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의 사퇴를 강하게 종용한 발언이지만 선거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같은 당 소속으로 자당 후보를 비난하는 해당행위가 될 수도 있다.
베넷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저와는 다른 전망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그 재앙적인 토론 이후로 백악관은 이번 선거에서 이길 계획이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 전국 여론 조사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는 바이든을 2.1%포인트 앞서고 있다. 바이든은 6월 말 토론 전까지는 트럼프에 약간 앞선 상황이었다. 트럼프는 11월에 선거를 결정할 주요 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편 배우 조지 클루니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기고를 써서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그가 이길 수 없는 유일한 싸움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클루니는 "말하기에는 참담하지만, 3주 전 모금 행사에서 함께 있었던 조 바이든은 2010년의 그가 아니었다"며 "그는 2020년의 조 바이든도 아니었고, 우리 모두가 토론에서 목격한 것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클루니는 지난달 할리우드에서 바이든을 위해 2800만 달러 규모의 모금 행사를 주최했는데, 이 행사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 사상 최대 규모였다. 클루니는 민주당에서 대통령에게 캠페인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인물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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