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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인터뷰] 정봉주 "컷오프만 네 번째…이번엔 꼭 살아서 '尹 탄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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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최고위원 주자 릴레이 인터뷰
"尹 탄핵은 시대정신…혁신당보다 전투력 세다"
"도전정신 사라진 민주당…열정 불어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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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시대정신"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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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의도=김세정 기자]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자신을 '미스터 컷오프'라고 소개한다. 널리 알려진 이름 석 자가 무색하게도 중앙정치와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2018년, 2020년, 2022년 그리고 2024년. 두 번의 지방선거와 두 번의 총선을 준비했지만 모두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정계 입문 후 원외 생활만 36년째다. 미스터 컷오프. 얼핏 자조적 별명처럼 들리지만, 좀처럼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정치인생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과거 발언으로 지난 3월 15일 서울 강북을 공천이 취소됐다. 4개월이 지난 지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복귀가 조금은 이른 감도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시대정신"이라며 출마의 변을 밝힌다. 이번에는 꼭 컷오프를 피해 당 지도부에 진입하겠다는 그는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0일 <더팩트>는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났다.

◆ "순한 양 같이 열정 없는 민주당…'닥공 모드' 최고위원 있어야"

공천 취소 후 공개 활동을 접었던 정 전 의원은 선거 이후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최고위원 도전을 결심했다고 한다. 'BBK 저격수'로도 알려진 그의 시선에서 바라본 민주당에는 열정이 없다. 정 전 의원은 "정권을 찾기 위해선 야수 같아야 하는데 순한 양 같은 느낌이다. 도전자 정신이 안 보인다. 뭐든지 몸 사리면서 적당히 하는 것 같다"며 "누군가는 나 대신 싸울 거라며 서로 눈치를 보는 게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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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정권을 찾기 위해선 야수 같아야 하는데 순한 양 같은 느낌이다. 도전자 정신이 안 보인다"며 지금의 민주당에 열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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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이 열심히 하긴 하는데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빠졌어요. 지지율이 답보 상태거나 국민의힘에 밀리는 건 총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게 원인입니다. 피가 끓어야 되는데 민주당에 그런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여전히 갈증이 나고, 굶주리고 있는 정봉주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닥공'(닥치고 공격)하는 최고위원이 필요하지 않겠나요."

정 전 의원은 전투력에선 자신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공언한다. BBK 주가조작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 대표적이다. 그로 인해 옥살이도 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정 전 의원은 "다들 말로만 싸운다 그러는데 저는 검증이 됐다. 싸워본 사람이 싸울 줄 안다. 리더의 덕목은 용기와 희생이다. 싸우겠다는 용기가 있을 때 희생도 나온다. 정치 인생에 스펙 한 줄 더 쌓기 위해 최고위원에 나온다면 그건 리더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 "총선으로 증명된 '尹 탄핵' 염원…혁신당이 쇄빙선? 제가 민주당 내 쇄빙선"

정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국민의 염원이 이번 총선을 통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38만명을 넘어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전 의원은 당 지도부에 진입한다면 과거 BBK에 집중했던 것처럼 탄핵 문제도 끝까지 파고들겠다고 다짐했다. 총선 전 민주진영의 '쇄빙선' 역할을 자처했던 조국혁신당의 역할을 당내에서 자신이 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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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가 이르지 않냐'는 지적에 정 전 의원은 '목발' 발언과 관련된 당사자에게 사과했고, 지도부에 진입한다면 안보 문제에도 계속 집중해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북을 공천 배제 후 3월 18일 입장을 밝히며 눈물을 훔치는 정 전 의원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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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그냥 이긴 것이 아닙니다. 마음속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달라는 표를 던진 거거든요. 탄핵 청원도 그래요. 서버가 제대로 증설됐거나 복잡한 인증 절차가 없었다면 500만명이 넘었을 거예요. 탄핵은 징계 절차입니다. 정상적으로 물러나거나 개헌을 통해 임기를 종료하는 것보다 국민은 징계를 원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당에서 탄핵 이야기를 못하지 않습니까. 현역 의원들은 언론도 무섭고, 불편할 겁니다. 탄핵은 시대정신입니다. 정치인은 시대정신에 부응해야 합니다. 저는 탄핵으로 끝까지 갈 것이고, 모든 것을 여기다 집중시킬 겁니다. 민주당에는 왜 쇄빙선이 있어선 안 됩니까. 혁신당보다도 제가 전투력은 뛰어납니다."

'복귀가 이르지 않냐'는 지적에 정 전 의원은 '목발' 발언과 관련된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인 이종명 의원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방송을 내렸다. 두 분의 하사에게 전화해 한 분은 통화를 했고, 한 분은 원하지 않으셨다. 몇 차례 더 전화했는데 '자신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달 한 일간지에 공식 사과를 냈고, 국립묘지에 가서 묘비 닦는 봉사활동을 했다. 절 안보겠다던 중앙보훈회장이 그때야 만나겠다고 했다"며 "야단을 많이 맞았고, 사과했다. 용기를 내 와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지도부에 들어가 안보 문제에도 집중해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 "尹 일가 불법 조사위원회 설치…이재명 사법리스크 방어해야"

정 전 의원은 당에 '윤석열-김건희 일가 불법·부정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탄핵을 준비하는 곳이다. 그는 "당이 탄핵 사례를 연구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 법조인 출신 20명 정도로 구성해 사유를 찾고 대응하면 되는데 안 하고 있지 않나. 하나를 잡으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물고 늘어져야 한다. 양평고속도로 한참 의혹 제기하더니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나를 끝까지 파면 결국 성공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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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이 이번 총선을 통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에 진입한다면 과거 BBK에 집중했던 것처럼 탄핵 문제도 끝까지 파고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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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뿐만 아니다. 정 전 의원은 검증된 전투력으로 이재명 전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겠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는 '야당의 대표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당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지도부가 꾸려진다면 사법 문제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대응을 고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1심 판결문이 300쪽입니다. 검찰에서는 검사들이 투입돼 판결문 분석을 하고 있다던데 민주당에서 판결문 분석팀 가동됐다는 소리 들어봤나요. (사법리스크가) 어떻게 이 전 대표 개인의 문제입니까. 제1야당과 그 대표를 죽이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당대표가 죽어가는데 당내 일부 세력은 이걸 대표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어요. 그 사람들, 검찰 편을 든 것 아닙니까. 이 전 대표가 그들을 쳐낸 게 아니라 당원들이 같이 못 하겠다고 해서 쳐낸 것이죠. 전체적으로 당이 이 전 대표의 법적 쟁점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누군가는 이 전 대표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줘야 하는 것이죠."

◆ "커트라는 말에도 놀라…최고위원 되면 온몸으로 보답"

정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표심 반영 비율이 대폭 올라간 것을 거론하면서 '진짜 당원 중심의 정당'이 됐다고 평가했다. 컷오프를 피해 예비경선에서 살아남고, 결국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원들에게 꼭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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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신의 전투력으로 사법리스크를 방어할 각오를 전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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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용실에서 '커트' 소리만 들어도 벌떡 일어나요. (하하) 다른 분들은 컷오프의 역사가 없어서 모르실 거예요. 절실합니다. 컷오프가 죽기보다 무서울 정도입니다. 예비경선에 중앙위원만 참여하면 이번에도 컷오프 가능성이 높았을 거예요. 그런데 이 전 대표가 바꿔놓은 당원 참여 정당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권리당원이 50%가 들어가요. 이번에 컷오프를 제가 통과하면 당원이 정봉주를 살려준 겁니다. 살아나면 온몸으로 보답하는 것이죠."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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