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고동진 "모욕적 언사", 박정훈 "막가파식 주장", 배현진 "배은망덕"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 대표 후보들이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7.10./사진=뉴시스 /사진=하경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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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향해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당내에서 친한계를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온 원희룡 후보의 '고의 총선 패배 의혹' 발언에 대해 묵과할 수 없다"며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서 '강력한 당내 개혁'이라는 확고한 목표 의식을 갖고 총선 승리를 위해 108일간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밝혔다.
앞서 원 후보는 전날 합동연설회 뒤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에 대해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 후보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준비할 당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 사과 의향' 문자 메시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돼 있다.
이에 고 의원은 "나 역시 선거대책부위원장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지원유세를 하면서 총선 승리를 기원했었다"며 "그러나 현실정치 생태계에서 108일이라는 시간으로 어찌 하나의 정당을 획기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을까"라고 했다.
고 의원은 "이번 '고의적 총선 패배'라는 발언은 원 후보를 지지했던 지역 유권자를 포함해 국민의힘 모든 후보자와 우리를 지지해 준 44.39%의 전국 유권자의 노력을 폄훼하는 모욕적인 언사"라고 직격햇다.
그러면서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이라는 말처럼, 국민들이 원희룡 후보와 우리 국민의힘에 대해서 오해할 만한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를 화합과 정책 대결의 장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한동훈 후보의 러닝메이트격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정훈 의원은 "오랜 기간 정치권의 다툼을 봐왔지만 '고의 패배'라는 말처럼 막가파식 주장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말 그대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설사 그 말이 맞다고 해도 고의 패배로 한동훈 위원장이 얻는 게 뭐가 있다는 건가. 지금도 총선 패배의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려는 판인데. 한 위원장이 본인 죽으려고 자해극이라도 벌였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한 위원장은 총선 당시 '죽어도 서서 죽겠다'며 전국을 다니며 유세했다"며 "선거를 지면 본인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임명권자가 주는 독배를 받아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가 막가파식 마타도어를 하는 사이, 우리 당원들의 마음은 철저하게 찢기고 갈라지고 있다는 점을 지금이라도 새겨봐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역시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격 최고위원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은 "고의로 선거에 패배했다니, 원희룡 후보님께서는 총선에서 지고 동정표 받아서 당대표 되시려고 일부러 선거에 지셨나"라고 물었다.
장 의원은 "정말 이길 수 있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것처럼 싸우고 있다"며 "영부인 문자까지 서슴없이 공개하는 자해도 마다하지 않더니 악질 사업주가 장마철에 폐수 방류하듯 말도 안 되는 의혹들을 던져놓고 답하라고 떼를 쓰고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앞으로 당원들을 어찌 보려고 이러시나. 죽을 힘을 다해 싸우다 패하신 많은 당협위원장들을 어찌 보려고 그분들의 피눈물까지 내다 파나"라며 "이번 전당대회가 지금껏 정치를 해오신 최종 목적지가 아니실 텐데 지켜보는 국민도 응원했던 당원들도 저 같은 후배 정치인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도 "지저분한 마타도어(흑색선전)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후보, 조정훈 의원 등 제가 알기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당시 아주 많이 (선거 지원유세를) 요청하고 다른 후보들보다 더 많이 도움받은 것으로 아는데 '고의로 총선 지려고 했냐'느니 '백서에 문자 무시를 넣겠다'느니 이런 걸 우린 배은망덕이라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님도 이재명한테 고의로 진 건 아니지 않는가. 소중한 본인의 정치자산 스스로 망치지 마시고 부디 정도로 가자"고 촉구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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