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희룡(왼쪽),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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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당권 주자인 원희룡·한동훈 후보가 11일 생방송 TV 토론회에서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이날 한 후보는 MBN 주관 제2차 TV토론회에서 원 후보를 향해 "제 가장 가까운 가족, 처를 말하는 것 같은데 공천 개입 의혹이 있다고 했다. 근거를 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원 후보는 "제가 지목하겠다"며 "이모 전 서기관, 강모 변호사, 그리고 또 몇몇 현재 비례대표 의원들이 계신다"며 "중간에 (비례대표) 명단이 바뀌기도 했다. 이분들이 들어간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고 폭로했다.

이는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과 강세원 변호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초 비례대표 명단에 올랐다가, 당시 공관위원이었던 '친윤'(親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공개 항의하자 자진 사퇴하거나 순번이 뒤로 밀린 바 있다.

이에 한 후보가 "제 처가 관여한 게 어느 부분이냐"라고 재차 물었고, 원 후보는 "제가 특정인을 아직 지명하지 않았다. 여러 사람 중 그와의 관련을 피하고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합리적인 의혹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제가 지금 중요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다 얘기하면 다 가까운 분들인데 증거를 조작할 것 아닌가. 다 부인할 거 아닌가"라며 "당무 감사를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본다. 감찰하면 다 밝히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아무런 근거 없이 말하는데 오히려 김의겸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다. 원 후보는 김의겸보다도 못하다"라며 "던져놓고 다음 넘어가고, 또 다음 넘어가고. 이게 바로 구태 정치"라고 재반박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비례대표 사천 의혹'은 계속 거론됐고, 결국 한 후보는 "(사천 대상이 된 후보들의) 이름도 모르겠다. 그 두 분과 제 처가 아는 사이다, 일면식이 있다 그러면 제가 정계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만약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니면 어떻게 책임지겠나. 후보 사퇴하고 정계 은퇴하겠나"라고 쏘아붙였고, 원 후보는 "책임지겠다"라고만 답했다. 한 후보의 "구체적인 근거를 대라"는 지적에는 "당무 감사를 하면 공개하겠다"고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 후보는 나경원 후보와도 '대통령실 당무개입'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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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는 한 후보가 '당정 갈등' 국면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후보는 금기어를 툭툭 말한다.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선 '당무개입'이라고 하고, (본인이) 답장을 했으면 '국정농단'이라고 한다. 당무개입과 국정농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형사 기소할 때 사용한 단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에게 금기어인데 오히려 민주당에게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그저께 토론할 때도 '대통령도 (여사의) 사과를 반대했다'고 말하더라. 정치를 할 때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 사실 대통령을 끌어들이면 위험하다. 이런 것이 대통령과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것 아닌가 굉장히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또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던 때를 거론하며 "(한 후보가 당시) 이관섭 비서실장을 언론에다 확 말할 때도 깜짝 놀랐다. 저 말을 해도 되나? 이런 것들이 (한 후보의) 의도된 발언이 아닌가 (싶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기소할 때 당무개입과 국정농단으로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한테 협박성 발언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대통령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질문을 계속 해놓고 제가 답을 말씀드렸다고 저를 비난하시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당무개입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당무개입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 나경원 의원님께서는"이라고 되물으며 "나경원 의원님께서는 당무개입 비슷한 것 당하시지 않았나. 물론 물러나셨지만"이라고 응수했다.

나 후보는 "당무개입이 맞기 때문에 말했다는 취지로 말하는데, 그거 불안하다"며 "안 그래도 탄핵을 주도하는 민주당에게 빌미를 준다. 저는 매우 실망스럽고 불안하고 이런 식으로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당 대표가 되면 당이 큰 위험에 처하지 않을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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