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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신입 초봉이 무려 9000만원…평균 연봉 5000만원 올린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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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울산공장 등에서 올해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현대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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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하며 신입사원 초봉 최고 9000만원(성과급 포함 기준) 시대를 열었다. 관례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노사 교섭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6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쳤다. 1987년 현대차 노조가 창립된 뒤 무파업 최장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32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투표율 84.53%)했고, 2만1563명이 찬성해 전날 최종 가결됐다. 노사는 오는 15일 올해 임협 조인식을 연다.

현대차 노사의 올해 합의안은 기본급 4.65%(월 11만2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금·품질향상격려금 등(기본급의 500%+정액 1800만원), 현대차 주식 25주 지급 등이다. 현대차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700만원(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인데, 노조 측은 이번 임단협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5012만원의 연봉 상승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 측은 노조 측이 주장하는 ‘연봉 상승 효과’와 실제 연봉 인상금액은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제 전년대비 개인 연봉인상 평균금액은 1000만원대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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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현대차 신입사원의 몸값도 국내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성과에 대한 기여가 없는 올해 신입사원이라도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금액은 입사 시기별 상이). 직무·근무조건·근무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올해 1월 입사한 현대차 대졸 신입의 초봉(세전)은 최고 9400여만원이 될 전망이다. 신입사원의 기본급은 5000만원 중반인데, 성과급만 4000만원에 육박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 신입사원 초봉이 주요 대기업 중 최상위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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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2024년 임금협상 교섭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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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현대모비스 노사도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격려금(기본급의 500%+정액 1520만원) 등의 합의안을 마련했고,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 12일 이를 가결했다.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인상 폭이다. 기아 노사의 교섭이 남아있긴 하지만, 관례에 따라 ‘형님’ 현대차와 유사한 수준에서 교섭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국내 중견 3사의 노사 협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GM 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8일부터 하루 4~6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 측은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지난해 순이익의 15%) 지급, 상여금(통상임금의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GM 사측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타결일시금(350만원), 경영성과급(700만원) 등을 제시해, 노사의 간극이 큰 상황이다.

르노코리아 노사의 경우 지난 11일 진행된 첫 본교섭에서 기본급 인상률, 임금피크제, 성과급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이견을 확인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일부터 교섭을 시작했다. KG모빌리티 노조 측은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기본급 14만3000원 인상, 정년 63세 연장, 퇴직연금제 도입 등을 담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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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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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파업 분위기 확산 우려



산업계에선 파업 분위기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10일 정부에 노동조합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1차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당시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차그룹 협력회사 노조가 4시간 부분파업에 동참했다. 업계는 이날 부분파업으로 현대차·기아 전국 공장에서 약 25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을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생산 차질분은 특별근무 등을 통해 만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원의 26%(3만1000여 명)가 가입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지난 8일부터 노조창립기념 유급 휴가 1일, 조합원 기본인상률 3.5%,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성과급(OPI·TAI)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레거시(구형)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차질을 겨냥해 직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 중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사측과 동등한 힘을 가진 현대차 노조와 달리, 삼성전자는 노사관계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라 노조가 더 과격한 메시지를 내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삼노의 총파업 관련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산업계 일각에선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기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감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며 “단체행동은 노동자의 권리이긴 하지만 구조조정이나 임금 부당삭감 등이 아닌, 대기업 노조의 밥그릇 챙기기식 요구는 주주와 국민들의 반감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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