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태 비판하면서도 역풍 우려
‘바이든 사퇴론’ 더 증폭될 가능성도
“트럼프 과녁에…” 바이든 발언 빌미로
공화 일각선 암살시도 연루 음모론도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총격 사건 발생 뒤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정치폭력’으로 규정하고 미국이 하나로 단결해서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의 설전은 잠시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바이든 캠프는 피격 사건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메시지 발송을 일시 중단하고 TV 광고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한 후 불끈 쥔 주먹을 공중으로 치켜들며 지지자들에게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버틀러=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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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인사들도 저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격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 무의미한 총격으로 인해 부상을 입었고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엑스를 통해 “우리의 민주주의에는 정치폭력이 절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
모든 정치적 이슈가 이번 총격 사건으로 흡수됨에 따라 당분간 바이든 대통령은 ‘로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충격파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론을 잦아들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총격 사건에서 보여준 의연한 모습과 대비돼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우려는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총을 맞고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차에 이송되기까지 보여준 의연한 태도가 바이든 대통령의 쇠약한 모습, 말실수를 반복하는 모습과 대비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대선 캠프의 향후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빙 추격전을 벌이던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갈수록 더 희박해진다면 민주당 내부와 고액 기부자들 사이에서 대선 후보 교체론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美, 하나로 단결해 총격사태 규탄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러호버스비치=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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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암살 시도에 연루돼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기부자들을 상대로 “이제 토론에 대한 이야기는 끝났으니 이제는 트럼프를 과녁 한복판에 넣어야 할 때”라고 말했는데 공화당 일각에선 이를 두고 ‘암살 지시’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직전까지 민주당 내부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론이 잦아들지 않았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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