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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시위와 파업

‘증오 메아리’ 유튜브에 갇힌 韓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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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나자 곧바로 전당대회 시즌, 또 봄날
정치인-유튜버, 정치 양극화 심화 속 공생 구조
진보·보수 20개 채널 구독자만 2300만명
‘사실’보다 ‘의견’...같은진영 패널이 90% 차지


매일경제

유튜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총선이 끝났지만 다시 전당대회 시즌이 찾아오면서 정치 유튜브는 여전히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방송 내용에 대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14일 매일경제가 마케팅 플랫폼 ‘블링’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 보수·진보에서 각각 10위권에 속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합계는 2344만여 명에 달한다. 보수 1위는 183만명, 진보 1위는 176만명을 확보했다. 상위 20개 채널이 최근 30일간 영상 조회수를 통해 얻은 수익은 최소 8억5300만원에서 최대 19억2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브 방송 슈퍼챗(후원금), 쇼핑몰 운영, 정치 컨설팅 등을 통해 추가 수익도 올린다. 정치 유튜브의 산업화다.

현재 보수·진보를 합해 대략 80여개 채널이 4만~18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지속적인 활동 중이다. 평균 구독자 수는 60만명 수준이다. 정치 유튜브 채널의 급성장은 정치인들과 운영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정치인에게 유튜브는 ‘진영 방송’이라는 특성 때문에 홍보하고 싶은 내용만 알리기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다. 출연자들은 기성 언론이라면 보도할 수 없는 ‘찌라시성’ 소문과 ‘뇌피셜’ 분석을 쏟아낸다. 힘이 세진 유튜버들은 정치인을 불러 의제와 전략까지 제안하며 진영내 영향력을 확대해간다.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당원들이 원하는 당헌·당규 개정안까지 제시한다.

국회입법조사처 용역보고서(80개 채널·822개 동영상 분석)에 따르면, 이들 유튜브 채널은 의견 전달에 할애한 시간 비중이 87%에 달하는 반면 사실 전달은 10%에 그쳤다. 증오·적대적 표현이 영상에 포함된 비율이 평균 86%에 달했고, 같은 진영의 패널이 출연하는 비중은 90%에 이른다. 이같은 통계에는 정치 유튜브 시장이 급성장하는 메커니즘이 그대로 드러난다.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이를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메아리방)’에 비유했다. 밀폐된 반향실에 갇힌 것처럼 같은 진영에 속한 사람끼리 공명을 극대화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는 “방송을 타면 규제 대상이 되고 유튜브로 전파되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며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에 따른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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