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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0 (화)

[인사이드 스토리]이재용 회장, 인도 암바니家 결혼식 참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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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 인도 출장…'승부 근성, 절박함' 강조
스마트폰·가전 수요 급증…세계 최대 시장 공략
인도 최대 갑부 가문 행사 참석…글로벌 네트워크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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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장을 마치고 지난 14일 김포공항을 통해 돌아왔습니다. 이 회장의 이번 행선지는 '인도'였는데요. 지난 11일 출장길에 오른 이 회장은 3박 4일 일정 동안 아시아 최대 부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이후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를 찾아 현지 IT 시장 상황도 살폈죠. 또 현지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승부 근성·절박함으로 역사 만들자"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임직원들에게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승부 근성', '절박함'이라는 단어에서 현재 이재용 회장의 위기의식이 느껴집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약 2년 만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일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74조원,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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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오랜 불황을 겪었던 반도체 사업이 본격적으로 업턴(상승국면)에 접어든 영향인데요. 다만 실적은 개선세에 접어들었어도, 내부에는 과제가 산적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게 '노조 리스크'입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8일 삼성전자 설립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는데요. 현재까지도 생산 현장을 돌며 홍보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삼노의 목표는 '생산 차질'입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생산 장비를 멈추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죠.

사실 노조의 압박 이런 없이도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불안한 상태입니다. 빠르게 HBM 시장을 장악한 SK하이닉스를 뒤쫓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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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도 뭄바이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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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HBM의 '큰 손'인 엔비디아에 차세대 제품인 '12단 HBM3E'를 공급해야 합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제품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받고 있지만, 아직 희소식이 들리지는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회장의 미래 사업에 대한 위기의식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앞서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삼성 미래 먹거리, 인도서 찾을까

이 회장이 인도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는데요. 삼성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 공략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해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14억4000명) 대국 타이틀을 따낸 바 있는데요.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어가며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작년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에 올랐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6.1%로 주요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민 평균 연령도 29세에 불과해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특히 인도는 20·30대 젊은 고객이 많고 중산층이 늘고 있어 스마트폰·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스마트폰이 출하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가전제품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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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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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에 첫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첸나이 가전 공장 △노이다·벵갈루루·델리 연구소 △삼성 디자인 델리 △구루그람 판매법인 △리테일스토어 20만곳 △A/S센터 3000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지 임직원만 1만8000명에 달하죠.

특히 2007년부터 모바일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노이다 공장은 2018년 신공장을 추가로 준공했습니다. 현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죠.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 내 최대 전자기업으로 꼽힙니다. 인도 TV 판매 시장에서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작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를 제치고 2017년 이후 6년 만에 1위를 탈환했습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현지 특화' 전략이 주효했는데요.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커드(수제 요거트)를 만들 수 있는 냉장고 △힌디어 UI를 적용한 AI 세탁기 △난(인도 전통 빵)과 피클을 만들 수 있는 전자레인지 등을 출시, 판매해 왔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품들이 현지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회사 이미지 제고와 실적 반등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지속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글로벌 네트워킹 차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이 회장이 출장 중 참석한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은 결혼식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인데요.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순자산이 1160억 달러가량으로 평가돼 인도 최대 갑부이자, 포브스가 뽑은 세계 부호 9위입니다. 또 암바니가의 결혼식은 글로벌 기업인과 유력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네트워킹의 장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결혼식에는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마크 터커 HSBC 회장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엔리케 로레스 HP CEO 등 기업인부터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 등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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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전통 의상을 입고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사진=웨이보


2018년 장녀의 결혼식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아리아나 허핑턴 허프포스트 회장 등이, 지난 2019년 장남의 결혼식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 참석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은 암바니가의 결혼식에 꾸준히 참석하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이는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이 회장의 특기입니다. 그가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화제가 되는 이유죠.

앞서 이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교류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한 바 있고요.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호아킨 두아토 J&J CEO △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글로벌 바이오 시장 리더들과도 신사업 발굴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킹 능력을 활용해 현재 삼성전자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낼지, 주목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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