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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여성 비율 30%로”… 경호 실패 속 또 도마 오른 D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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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벌리 치틀, 사상 두번째 女국장

취임 후 여성 채용 확대 드라이브 걸어

보수 진영 “DEI가 기관 망쳐” 해고 주장

조선일보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 국장이 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경호 관련 기자 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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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이후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정부가 추구해온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60년 역사를 갖고 있는 이 조직에 2년 전 두번째 여성 수장으로 취임한 킴벌리 치틀 국장이 ‘여성 직원 비율 30%로 확대’를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피격에 뿔이난 보수 진영 일각에선 “비밀경호국에 여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근원적 물음까지 던지고 있다.

트럼프 피격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비밀경호국이 지나치게 ‘다양성 채용’을 추구해온 것이 보안 허술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헤지펀드 거물인 빌 에크먼 등은 X(옛 트위터) 치틀이 CBS에 출연해 “2023년까지 여성 비율을 30%로 늘리겠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으며 그의 해고를 요구하고 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 메건 매케인은 “비밀 경호국에 여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호원들은 최고여야하는데 이 직업에 최고인 여성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팀 버쳇 공화당 하원의원도 “최고의 선수들을 투입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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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된 뒤 비밀경호국 경호원들이 트럼프를 부축해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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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경호국이 여성에 문호를 개방한 건 50년도 더 된 일이다. 2022년 8월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치틀 국장은 27년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이다. 줄리아 피어슨(2013~2014년)에 이은 두 번째 여성 국장이고,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 경호를 했던 인연도 있다. 치틀이 취임하기 전인 2021년 비밀경호국 전체 직원 7500명 중 여성 비율이 24%에 그쳤는데, 치틀은 다양성과 남녀 평등을 특히 중시하는 진보 정부 기조에 맞춰 여성 채용 확대를 추진해왔다.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한 비밀경호국에서 여성 동료에 대한 괴롭힘, 폭행 등 각종 위법 행위와 스캔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짜낸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모든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기본 자격을 충족하고 엄격한 훈련도 받아야하지만,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성 경호원들이 체력 평가에서 남성보다 낮은 기준을 적용받는 것도 문제삼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법무장관을 지냈고, 트럼프의 ‘대선 사기’ 주장에 반기를 들었던 윌리엄 바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DEI가 우리 정부 기관들을 파괴하고 있다”며 “치틀 국장을 당장해고해야 한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22일 치틀이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벼르고 있어 경호 책임론은, 물론 DEI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철학 논쟁’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비밀경호국 “조사 적극 참여”… 첫 성명 발표

이런 가운데 비밀경호국은 15일 총격 사건 후 낸 첫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지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과 관련한 독립 조사에 적극 참여하고 의회의 어떤 조사 행위에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어 15~18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관련 “경호 계획을 자신한다”며 “토요일 피격 사건 이후 우리 계획을 검토하고 강화했다”고 했다. 폴리티코는 “비밀경호국이 16일 하원 감독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브리핑도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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