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스티븐 호스포드 하원의원과 함께 현지 마트를 방문해 어린 아이와 인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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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례행사에서 연설에 나섰다. 청중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4년 더!"를 외쳤고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전부를 걸었다"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세에 복귀한 건 13일 트럼프 피격 후 사흘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피격의 배경으로 지목된 정치적 과열을 경계하면서도 진실을 말하는 것까지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치가 너무 과열됐다"며 "우리는 모두 열기를 식힐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열기를 식히라는 게 진실을 말하는 것까지 중단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당신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했는지,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는 건 공정한 게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책을 비판하고 자신의 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내가 다시 말하자면, 흑인 실업률은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가장 낮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재임 시절 흑인을 위한 '오바마 케어'를 중단하고, 부자 감세를 추구했다"며 "흑인 가정의 주머니를 채운 건 트럼프가 아니라 우리 행정부"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대기업을 위한 세금 정책을 약속한 것과 달리 자신은 억만장자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낙태권도 입법화하겠다며 정책 차이를 부각하는 데 힘썼다.
NAACP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인권 단체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를 대표한다. 흑인 유권자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에 표를 몰아줬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줄고 있다. 수년간 진행된 인플레이션과 소득 양극화로 인해 경제 사정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연설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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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들끓는 사퇴론과 관련해 과거 NAACP에서 연설했던 최초의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워싱턴에서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키우라'고 농담한 적이 있는데, 지난 몇 주 사이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됐다"며 자신의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다. 아울러 연설 말미엔 고령 논란을 다루며 "오늘 조금이나마 지혜를 보여주는 기회가 됐길 바란다"면서 "나는 진실을 말할 줄 알고,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 우리에겐 할 일이 더 많이 있다"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편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피격 후 중단했던 TV 정치 광고도 이번 주 재개한단 방침이다. 공세 수위는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바이든 캠프는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해 공격을 펼쳐왔지만 피격 사건이 벌어진 뒤 정책 차별화를 강조하는 쪽으로 선거 전략을 수정했단 분석이 나온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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