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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수)

마약 밀수 차단막에 큰 구멍…고강도 단속에도 속수微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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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상반기 마약밀수 단속 동향’ 발표, 일평균 2건, 전년도 상반기 대비 적발건수 11% 증가



헤럴드경제

2024년 상반기 마약단속현황(관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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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권형기자] 관세청은 2024년 상반기 동안 국경단계에서 총 362건, 298kg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일평균 2건, 1.6kg에 가까운 마약밀수를 차단한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적발 ‘건수’는 11% 증가한 반면, 적발 ‘중량’은 10% 감소한 수치다. 적발 건수의 증가는 10g 이하, 소량 마약의 밀수 증가에 기인한 것이며, 적발 중량의 감소는 kg단위 대형밀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마약의 주요 밀수경로는 건수 기준으로 ▷국제우편(191건, 53%), ▷특송화물(86건, 24%), ▷여행자(82건, 22%), ▷일반화물(3건, 1%) 순이며, 중량 기준으로는 ▷특송화물(114kg, 38%), ▷국제우편(100kg, 34%), ▷여행자(56kg, 19%), ▷일반화물(28kg, 9%)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국제우편 경로의 적발 건수는 28% 증가한 반면, 적발 중량은 40% 감소했는데 이는 자가 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마약밀수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특송화물 경로의 경우, 마약 밀수 증가의 심각성을 드러내 주고 있다. 특송화물 경로에서 적발 건수는 7%가 감소한 반면, 적발 중량은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송화물을 이용한 1kg 이상 대형밀수의 중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마약류의 대형 밀수가 상대적으로 적발키 어려운 특송화물에 몰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송화물의 경우 b to b(기업과 기업간) 거래로 대형선박에 적재돼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다량의 화물을 검사하는데 인력과 장비의 한계로 단속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점을 노린 대형 밀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멕시코와 항공의 직항편이 개설됨에 따라 관세당국이 사전에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긴장의 고비를 죄고 있다.

관세청 한창령 조사국장은 “마약범죄 척결을 위해 고강도 단속을 하고 있지만 마약밀수는 여전히 증가추세다”며 “자가 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 마약 밀수가 증가했지만 국내 수요가 가장 많은 필로폰의 다량의 밀수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 마약범죄조직에 의한 마약 밀수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마약의 주요 품목은 ▷필로폰(75건, 154kg, 52%), ▷대마(100건, 30kg,10%), ▷코카인 (4건, 29kg, 10%), ▷MDMA(40건, 16kg, 5%) 등의 순이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적발 중량 기준으로 필로폰은 10%, 코카인은 372%, MDMA는 35% 증가했고 대마는 64% 감소했다.

필로폰 밀수가 증가한 원인은 국내 고정 수요와 함께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 시장가격으로 인해 국제 마약범죄 조직의 밀수 시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MDMA는 ‘클럽용 마약’이라 불리는 알약 형태의 마약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그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밀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적발된 마약의 주요 출발국은 ▷태국(62건, 76kg, 25%), ▷미국(81건, 60kg, 20%), ▷멕시코(2건, 29kg, 10%), ▷말레이시아(11건, 23kg, 8%), ▷베트남(52건, 16kg, 5%), ▷독일(23건, 14kg, 4%) 등이다.

한창령 조사국장은 “내부적으로 인력, 조직, 첨단장비 및 검사 프로세스 등 마약 단속 체계를 고도화 하겠다”며 “그간 국제 합동단속을 통해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온 해외 관세당국과 마약밀수 신속대응체계(QRS)를 적시에 가동시켜 마약의 해외공급을 출발국에서부터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의 국내수요 억제를 위해 마약탐지견의 활동 영역을 기존 공항만 구역에서 국내 군부대·교정시설 및 다중시설까지 확대해 나가고, 국내 마약단속 및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마약밀수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덧 붙였다.

동남아 국가발 마약은 지난해 상반기 전체 적발 중량의 51%, 올해는 4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미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동남아 국가 중 태국, 베트남발 적발 중량은 감소한 반면, 말레이시아발이 112%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부터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활동하던 국제 마약범죄 조직이 근거지를 말레이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한 후, 말레이시아발 항공 여행자에 단속을 집중한 결과다.

그밖에 독일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발 건수는 53% 증가, 중량은 103% 증가했는데 이는 MDMA·케타민의 밀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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