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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수)

‘SK온 살리기’에 진심인 SK…SKTI·엔텀 구원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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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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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에너지 사업의 시너지 외에도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매년 1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인 SK E&S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은 출범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영업손실액은 2조5876억 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에도 3000억 원대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대규모 시설 투자로 곳간은 텅 비었다. SK온이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만 23조 원에 달한다. 올해도 7조5000억 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추가적인 신·증설 계획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조 단위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SK온의 부채비율은 188%, 차입금의존도는 53%다. 동종업계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26%, 18%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이 크다. 순차입금 15조5000억 원 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규모만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SK온의 위기가 그룹 전반의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꺼낸 카드가 SK E&S다. SK E&S는 지난해 1조33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그룹 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재무구조가 안정화하면, SK온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약속한 ‘2026년 상장(늦어도 2028년)’을 위한 기반도 마련될 수 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17일 이사회에서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3사 합병도 의결했다.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57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넉넉한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8000억 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올해 초 출범한 SK엔텀 역시 안정적인 탱크터미널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그룹 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캐시카우로 평가받는다.

3사 합병으로 SK온은 원소재 확보 경쟁력을 확보하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리튬·니켈 등 광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또 SK엔텀은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 역량을 키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3사 간 합병은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반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병 이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고,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온 전 공장의 제품 수율은 90% 이상을 맞춘 것으로 파악되지만, 올해 상반기 공장 가동률은 중국 85%, 유럽 70%, 미국 10~20%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내 전기차 보조금 감축 움직임과 미국 ‘트럼프 리스크’도 여전하다.

[이투데이/김민서 기자 (viajeporlu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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