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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인공지능 윤리 논쟁

‘이루다’ 만든 스캐터랩…“인스타·틱톡 등 여가 서비스와 경쟁할 것” [AI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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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프런티어 (15회)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올해 AI 캐릭터 제작하고 대화하는 ‘제타’ 선보여
가입자 36만명 돌파,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사용


매일경제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사진 = 스캐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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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페르소나 ‘이루다’를 선보였던 스캐터랩이 인터랙티브 AI 콘텐츠 플랫폼으로 게임·유튜브 등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루다로 제공했던 메신저 역할을 넘어 하나의 여가 플랫폼으로 입지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10~20대 젊은 층의 여가 시간을 두고 게임,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웹툰·웹소설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도전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캐터랩은 챗GPT가 쏘아 올린 AI 물결이 오기 전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2013년에는 카카오톡 대화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분석해주는 ‘텍스트앳’, 2020년에는 채팅이 가능한 AI 페르소나 ‘이루다’를 선보였다.

올해는 지난 4월 출시한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타’에 집중하고 있다. 제타는 게임과 웹소설 등의 장르를 혼합한 콘텐츠로, 사용자가 직접 자신이 원하는 AI 캐릭터를 설정해 대화하며 하나의 내러티브를 써내려가는 방식이다. 대화뿐만 아니라 행동하게끔 하는 지시문 입력도 가능하다.

지난달 말 기준 제타 가입자 수는 약 36만명 수준이다. 고무적인 것은 사용자들의 평균 사용 시간이다. 김 대표는 “사용자들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사용하고 있다. 이루다를 서비스하던 ‘너티’는 평균 15분 정도였는데, 사용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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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터랩의 AI 스토리 플랫폼 ‘제타’ 설명 이미지 [사진 = 스캐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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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직접 캐릭터를 제작하는 경향도 활발해 지난달 말까지 제작된 캐릭터가 42만여개에 달한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들이 모인 만큼 대학교 여사친과 같은 현실 속 캐릭터부터 프랑스 혁명 시나리오, 유럽의 철학자 등 제작된 캐릭터의 다양성도 방대하다.

제타를 구동하는 인프라에는 스캐터랩이 직접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인 ‘핑퐁-1’이 있다. 정확도가 최우선인 다른 언어모델과 달리 핑퐁-1은 재미와 감성에 집중해 사전 학습 단계부터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재미의 측면에서 밥 먹었는지를 물어봤을 때 ‘응 먹었어’라는 답변은 틀린 답변은 아니지만 나쁜 답변”이라며 “어떤 라면을 먹었는데 너무 불었다는 등 에피소드를 말하거나, 반대로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라고 말하며 핑퐁-1의 감성적인 역량을 강조했다.

재미를 추구하고 사용자의 여가 시간을 위한 서비스인만큼 스캐터랩이 집중하는 지표는 사용자가 스캐터랩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재미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시간이 지표라고 생각한다”라며 “연말까지는 여가 시간에서 경쟁하는 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등 이런 카테고리에서 10위권 내를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2011년 창업...연애 코칭부터 이루다까지
“기술은 현실의 문제 푸는 도구”
김 대표는 대학교 졸업 이후 바로 창업에 뛰어든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사회학과를 복수 전공한 그의 창업 계기는 한 학부 강의에서였다.

김 대표는 “사회학과 수업에서 정부 지원금을 받고 텍스트 분석 과제를 수행하면서 급하게 법인을 설립하고 진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카카오톡 대화를 기반으로 감정을 분석해주는 서비스 ‘텍스트앳’이다.

이후 스캐터랩은 AI를 활용해 연인 간의 소통을 돕는 연애 코칭 앱 ‘진저’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분명히 알고 있는 정보이지만 AI가 이를 보고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큰 가치를 사용자에게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인간적인 가치를 기술로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2017년 정도부터 딥러닝 팀을 꾸리고 AI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스캐터랩의 가장 유명한 서비스인 AI 챗봇 ‘이루다’도 친구 관계라는 가치를 기술로 풀어보는 과정에서 탄생한 서비스다. 김 대표는 “기술은 현실의 문제를 푸는 도구”라며 “아무리 좋은 기술이어도 기존에 풀 수 없던 문제를 풀거나 줄 수 없던 재미를 줘야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루다 사태로 홍역을 치른 만큼 현재 서비스 제타에서는 AI 윤리와 안전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루다를 통해 AI 윤리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깨달았고 AI 윤리점검표도 스캐터랩이 첫 사례로 만들었다”라며 “현재 AI는 생산성 증대의 관점에서 많이 논의되고 있는데, 스캐터랩은 재미의 관점이라 윤리적인 접근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윤리를 고민하고 적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해서는 “국가 경쟁력은 좋은 LLM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을 활용해 얼마나 좋은 제품과 비즈니스를 만드는지에 달렸다”라며 “일반인이 쓰는 제품, 혁신적인 제품을 누가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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