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던네바다대학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7.16.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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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시카고대 공공문제연구센터(NORC)와 지난 11~15일 미국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70%라고 전했다. 오차 범위는 ±3.8%포인트다.
민주당 지지층만 보면 65%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특히 45세 미만인 경우 4분의 3이 넘는 응답자가 사퇴를 원한다고 밝혔다. 인종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자 중 백인이 67%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히스패닉(64%)과 흑인(49%)이 순서대로 뒤를 이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더 이상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승리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한 민주당 지지자의 37%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인지 능력을 보유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70%가 '확신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32%가 응답한 것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도 전체의 57%에 달했다. 공화당 지지자들만 보면 73%는 그가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한다고 믿는 공화당 지지자는 72%를 차지해 높은 신뢰를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기부자들이 늘어나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정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11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ABC뉴스·입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지지층은 전체 응답자의 56%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말을 더듬는 등의 모습을 보여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당 안팎에서 인지력 저하 논란과 함께 지속적인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와 각종 연설을 통해 "여전히 많은 민주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선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NYT는 이번 여론 조사 결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 도중 피격된 이후 전체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 지지율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16일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3%, 민주당 후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1%로 집계됐다. 앞선 여론 조사 결과보다 2%포인트(p) 벌어진 것으로, 로이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격 사건(13일)이 유권자 정서에 큰 변화를 촉발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중도 하차는 없다고 단언하지만, 물밑에서는 유력한 대체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률을 묻는 등 사퇴론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오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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