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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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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돈 빌릴 곳은 카드론뿐…대출잔액 또 역대 최다액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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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카드론 잔액 40.6조원…올해 달마다 최다액 경신

대출길 막힌 서민들, 비교적 대출 간편한 카드론 쏠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서민의 급전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다달이 역대 최다액을 경신하고 있다. 대출 길이 막힌 중·저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이 간편한 카드론에 몰린 영향으로 카드사가 못 받을 대출금을 대거 상각하고 있음에도 카드론 잔액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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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7조6314억원으로 전달(37조5689억원)보다 625억원 늘었다. NH농협카드를 포함한 카드론 잔액도 올해 6월 말 기준 40조6059억원으로 한 달 전(40조5185억원)보다 증가했다.

카드론은 은행이 아닌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을 뜻한다. 정식 명칭은 ‘장기카드대출’이다. 일반적인 신용대출과는 달리 은행을 방문하거나,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신용카드 인증만으로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는 간편한 대출이라는 특징 때문에 카드론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라고 불린다.

카드론 잔액은 다달이 역대 최다액을 경신하고 있다. 다만 5000억원가량 증가했던 5월과 달리 6월엔 증가폭이 대폭 둔화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6월 말 2분기 결산을 앞두고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카드론 잔액 중 부실채권을 상각한 영향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즉, 실제 카드론 신규 대출 규모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카드론 잔액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유는 중·저신용자가 대출 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건전성 악화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들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다중채무자들이 ‘급전 창구’로 카드사를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가 카드론에 몰리면서 카드론 평균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8개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평균 연 14.14%다. 삼성카드가 14.74%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가 14.69%, 신한카드가 14.40%, 하나카드가 14.39% 등 순으로 높았다.

한편,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2분기 결산의 영향으로 줄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를 대상으로 상환할 자금을 다시 빌려주는 상품이다. 연체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이자 부담은 커진다. 지난달 9개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7869억원으로 전달(1조9105억원)보다 1236억원 줄었다.

아울러 9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도 7조2563억원으로 전달(7조281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결제성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최소 10%만 우선 갚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 갚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카드 대금을 갚기 어려운 이용자들이 당장 연체를 막는 용도로 쓸 수 있지만, 수수율이 높아 잘못하다간 연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리볼빙 이월 잔액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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