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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 (수)

[주간政談<상>] 이번엔 '동물 국회'…여야 충돌에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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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소 취소 부탁' 폭로에 與 일각서 불만
개혁신당, 당명 개정 투표…당내서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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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여야 의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회의장으로 향하다 오른쪽 뺨을 다쳤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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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싸움판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난장판이 따로 없다. 여야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격렬히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이 다치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발생했다. 극과 극을 달리는 22대 국회가 결국 '동물 국회'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당 내부 다툼도 과열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공개적으로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폭로가 나오면서 당이 격랑 속으로 휩쓸리는 모양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다시 한 번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됐다.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의 중재안을 제안한 이후 일부 야당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경색된 국면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의장의 결단마저 피아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정치 현실의 단면이다. 개혁신당은 당원들의 투표로 당명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북한도 장마에 접어든 모양이다. 북한은 사전 통보를 요구한 우리 정부에 별다른 통보 없이 황강댐 방류량을 기습적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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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1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과 취재진이 뒤엉키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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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청문회 앞두고 아수라장된 국회…전현희 부상 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이 정청래 법사위원장실 앞을 점령했다며.

-채상병 순직 1주기가 된 19일 오전 9시 40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모두 '탄핵정치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국회 본청에 위치한 법사위원장실에 항의 방문했어. 10시에 법사위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를 두고 '위법'이라면서, 정 위원장에게 직접 반발하기 위해 찾아간 거야. 당연히 법사위원장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 중진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원장실 문을 있는 힘껏 두드리면서 "정청래 문 열어, 뭐가 당당하지 못해서 피하는 거야!"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어. 옆에 있던 여당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정청래 위원장 면담하자!"라며 소리쳤지. 바로 옆에 위치한 법사위 회의장 앞 복도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청문 중단하라!'며 연좌농성을 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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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회 회의실 앞에서 '위헌, 위법 탄핵청원 청문회 법사위 규탄농성'을 벌이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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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시작 전에 법사위 회의장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던데.

-9시 55분쯤 민주당 법사위원인 서영교 의원이 등장했어. 위원장실에 들어가려 했는데, 여당 의원들이 "같이 들어가자"며 항의했지. 이 과정에서 서 의원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부딪히기도 했어. 곽 의원은 "법사위원장이 왜 법사위원들을 안 만나느냐"라고 했고 서 의원은 "우리가 회의하는데 왜 여기 와서 나한테 소리를 지르느냐"라고 화를 냈어. 살벌하더라고. 9시 58분 법사위원장실 문이 열렸어. 정 위원장과 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회의장으로 이동하는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카메라 기자들까지 엉켰어. 대열에 있던 한 기자가 "사람 다친다", "사고 난다"며 크게 소리를 질렀고, 도미노처럼 일부 기자들과 보좌진들이 뒤로 넘어지기도 했어.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당한 부상을 두고도 여야 설전이 이어졌다며.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 의원이 신원미상으로부터 오른쪽 뺨을 맞았나 봐. 전 의원은 불편한 표정으로 법사위 회의 내내 얼음주머니로 오른쪽 뺨을 감싸고 있었어. 이를 지켜보던 정 위원장은 전 의원에게 위원장석으로 나와보라고 했고, 전 의원의 상처를 살폈지. 뺨 밑으로 빨간 흉터가 났더라고. 전 의원은 "아까 위원장님과 함께 법사위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진입을 막은 신원불명의 (인사가) 위력을 가했고, 그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고 오른발에 굉장히 통증이 있다"고 말했어. 정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격노했고,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어.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 당 고동진 의원도 다쳤다. 법사위원장이 밟고 지나가지 않았느냐"고 항의하더라. 채상병 1주기에 열린 청문회에도 국회는 여전히 볼썽사나운 대치만 벌이고 있네. 참 안타까운 현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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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후보가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부탁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당 안팎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당대표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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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대회?…'공소취소 청탁' 폭로에 與 발칵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어. 한동훈 후보가 지난 17일 방송토론회에서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고 폭로한 이후 당 일각에서 불만이 쏟아졌다면서.

-나 후보와 원희룡·윤상현 후보는 물론이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후보의 폭로에 격분하는 모양새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등 일부 지자체장들도 비판의 날을 세웠어. 한 초선 의원은 "한 후보가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며 정략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더라도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지적하더라고. 한 원외 인사는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의 발언을 듣고 많이 놀랐다. 발칵 뒤집힐 문제라고 직감했다"고 했어.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일이야. 나 후보는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였고,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섰었지. 이 사건으로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관 27명이 기소됐고, 4년이 지나도록 재판받고 있어. 당시 민주당의 입법을 막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다는 인식을 가진 재판 당사자들은 한 후보가 당을 폄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야. 한 후보 측은 한 후보의 사과 글을 봐달라며 말을 아끼더라고.

-공소 취소 논란은 앞으로 더 문제일 것 같아. 민주당은 선거법 및 공수처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불법점거 및 폭력행위로 기소된 나 후보가 한 후보에게 공소 취소를 부탁한 것은 명백한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면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지운다는 거야. 어느 후보가 당권을 잡든지, 공소 취소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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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은 오는 24일 당명 변경 여부를 묻는 당원투표를 진행한다. 사진은 이주영, 이준석,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왼쪽부터). /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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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당명 어떻게?…다음 주 당원투표로 결정

-개혁신당이 당명을 바꾸는 것 관련해 투표를 한다며?

-허은아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당명 개정 관련 설문조사 하는 것에 대해 최종 결정이 났다"며 "24일, 25일 모바일 투표 시스템(K보팅)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어. "개혁신당 당명 개정에 대해 전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조사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면서야.

-사실 당명 개정 관련한 당원투표가 있을 것이란 얘긴 이주 초부터 있었지.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YTN라디오에서 "개혁신당이란 이름을 계속 쓸지 한국의 희망으로 바꿀지 아니면 제3의 선택지를 고려할지에 대해 투표하게 된다"며 "약 6만4000명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어.

-원래 개혁신당은 지난 1월 양향자 전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과 합당할 때 총선 끝나고 당명을 바꾸기로 했었어. 당시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슬로건은 '한국의희망'으로 결정했지. 당명 변경 문제는 지난달 27일 개혁신당 당직자 워크숍에서도 제기됐어. 양 전 의원은 "개혁신당의 전 당원이 (합의 내용을) 몰랐던 것 같은데 정확히 짚을 건 짚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당명 변경 논쟁이) 나올 수 있으니 원칙을 분명히 정하고 정리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촉구했었지. 이번 투표는 양 전 의원과의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라고도 보면 될 것 같아.

-당명이 바뀔 가능성이 있을까?

-대체로는 '낮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야. 아무래도 개혁신당의 코어 지지층이 20대 이하 남성층인 것도 그렇고. 양 전 의원보다 이준석 의원 등 '개혁신당'을 창당한 초기 지도부에 대한 지지가 높기 때문이지.

-지금은 변경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란 의견도 있어. 한 개혁신당 당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이란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아직 많을 텐데 당명이 바뀌면 인지도 쌓기가 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어. 이 당원은 "'신당'이란 명칭을 2~3년 후까지 가져가긴 어색한 만큼 언젠가는 바꾸게 될 텐데 지금은 그대로 가는 게 낫지 않나"라고 설명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하>편에 계속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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