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선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1일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전격적 발표했다. 11월 5일 대선을 불과 100여일 앞두고 나온 그의 사퇴 발표로 민주당과 대선 캠페인이 예측 불가능한 격랑에 휩쓸리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성명에서 “남은 기간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재선 도전을 하는 게 내 의사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데만 집중하는 게 당과 국가에 최선이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 결정에 대해 금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사퇴 발표는 지난달 27일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 참패 이후 당 안팎에서 광범위한 사퇴 요구 압박을 받은 약 3주 만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었다. 경선까지 치른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임박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거의 전례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새 대선 후보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리턴 매치로 진행됐던 대선 구도 역시 급변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대체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를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특출난 파트너로 있어 온 해리스 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간접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중언부언하는 등 고령에 따른 인지력, 건강 논란에 휩싸였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에선 지도부를 포함해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그의 사퇴를 공개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 재확진 판정을 받은 바이든은 현재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 별장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는 앞서 1952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두 대통령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민주당은 그 해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에 패했다.
워싱턴 이재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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