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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괜히 일찍한 TV토론…맹추격하던 바이든, 고령논란에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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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반전 노렸던 첫 대선 TV토론 '참사'로 고령 논란 격화,
'피격' 앞세운 트럼프 강세에 민주당 내 사퇴 압박 고조

머니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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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재선 도전을 멈췄다. 11월 대통령 선거 공식 출마 선언 전부터 거론됐던 '고령 문제'에 끝내 발목을 잡혔다.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고령 문제는 2020년 대선 때부터 제기됐다. 당시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을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며 그의 재선 도전이 힘들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재선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2020 대선 출마 선언 4주년이 되는 2023년 4월 25일(현지시간) "임무를 마치도록 시간을 더 달라"고 호소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로 지지율 격차를 줄이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TV토론과 7월 펜실베이니아 총격 사건 이후 치솟은 '트럼프 승리' 관측과 민주당 최고지도부 등 최측근들의 사퇴 요구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며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대선 후보직을 자의로 반납했다.


첫 TV토론 '참패'…지지율 역전은커녕 사퇴론 키워

지난해 재출마 선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았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그의 지지율은 42.6%까지 추락했었다. 그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개입 의혹(조지아주 투표 결과 뒤집기) △2021년 1·6 의회 난입 사건(대선 불복 사건) △기밀문서 유출 사건 △성 추문 입막음 사건 등 총 4개 사건과 관련해 형사 기소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선거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집계에 따르면 42%대까지 추락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6월 45%까지 오르며 트럼프 전 대통령(44.1%)을 앞질렀다. 이후 트럼프 캠프 측이 '신체 상태 정상·정신건강 탁월' 등의 내용이 담긴 건강진단서를 공개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지지율은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3%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를 0.3%포인트까지 줄이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며 '최고령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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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월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TV 토론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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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6월27일 CNN이 주관한 대선 후보 첫 TV토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 줄이고자 했다. 그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 토론은 4년 전 대선 첫 TV토론이 9월 말에 열린 것을 감안하면 바이든의 '승부수'였다. 올해 첫 토론은 참고할 만한 원고와 참모진 없이 진행돼 해당 토론을 잘 마치면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고령' 논란이 잠재워질 거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였다. 토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힘없는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특정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 듯 말을 멈추는 모습과 제한 시간 내 발언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입을 벌리고 허공을 빤히 쳐다보고, 토론 이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그를 향한 고령 논란은 한층 거세졌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트럼프 암살 시도'에 결국 무너진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 참사'에도 재선 도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으로 그는 완전히 무너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총을 맞고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고 외치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는 다른 강인함을 드러내며 대선 승기에 쐐기를 박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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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8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2년 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파란색)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빨간색) 평균 지지율 추이 /사진=선거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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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를 시도하는 등 '통합'을 앞세워 분위기를 되찾아오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이후 이틀 뒤부터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7월15~18일)에 예정대로 참석하며 대선 승리 분위기를 이어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재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피격 사건 이후 잠잠해진 민주당 의원들의 '후보 교체' 목소리는 다시 커졌다. RCP 집계에 따르면 TV토론 이후부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까지인 6월28일~7월18일 기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4.7%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3%포인트가 낮았다.

갈수록 고조되는 사퇴 압박에도 버티던 바이든 대통령은 척 슈머 등 민주당 최고지도부에 이어 그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나서 '사퇴 결단'을 요구하자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결국 재선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공화당은 펜실베이니아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거의 확신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기운 분위기가 민주당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내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해리스 부통령 등 다른 민주당 인사가 대선 후보로 나와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위협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번 대선 경쟁에서 기세를 회복할 선택권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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