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가운데)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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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시장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최근 트럼프의 당선을 전제로 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대세였다. 트럼프 집권시 대규모 감세와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 국채 가격하락(금리상승)과 증시가 오르는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떠오르면서 ‘바이드노믹스’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향후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위험회피 움직임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49% 상승마감했다. 앞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4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19일 기준)으로 올랐다. 그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정점을 통과하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 교체 이슈가 불거졌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1순위인 해리스는 현재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이다. 바이드노믹스를 연장해 나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유입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향후 코스피가 2800선 전후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2900선을 돌파, 안착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 업종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성장주(이차전지·인터넷)을 제시했다. 이들 업종은 지난주 낙폭이 컸던 업종이자 바이드노믹스 수혜, 트럼프노믹스 피해 업종으로 일컬어진다. 지난주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한 조정으로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했다는 점도 이들 업종의 수혜 기대감을 높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 도래와 함께 (반도체·자동차·성장주의) 급락을 극복하는 강한 반등세를 기대한다”며 “이차전지, 인터넷은 실적 신뢰도가 낮지만, 실적 불안심리는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시각도 비슷하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투자자들이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베팅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증시에서 트럼프 대선 승리 예상에 따른 전통 경제 관련주 및 소형주 매수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세론을 거스르긴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트럼프와 해리스 지지율은 각각 51%, 48%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IT, 커뮤니케이션 등 기존 주도주의 낙폭이 커진 반면, 공화당 수혜주로 볼 수 있는 에너지, 금융, 산업재 등이 선방했다는 점도 막강해진 트럼프의 영향력을 입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힘을 받은 게 시장 급변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수혜 업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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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조만간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지만, 미국 대선이 조성한 시장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향후 3개월 정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로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수 있지만, 정황상 민주당이 트럼프의 승기를 꺾기는 매우 어렵다”며 “지금은 트럼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광혁·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선 당선 확률 상승과 관련해 방산주 등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수적 접근 등의 판단은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에서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 시장에 대해 방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하단을 더 열어둘 필요도 있다. 대응 측면에서 지수보다 덜 빠질 업종을 찾는 게 중요하다. 양호한 실적을 토대로 수익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김대준 연구원은 “시장 민감도(베타)가 낮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COE)보다 높은 업종으로 방산, 음식료, 유틸리티, 통신, 보험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고,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투자전략은 미국 내 직접투자가 증가했고, 미국 산업재와 에너지 섹터의 투자 확대시 매출이 증가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권태성 기자 (tskw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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