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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野, 이진숙 '방송장악 청부업자' 규정…송곳 검증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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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일 인사청문회…李 후보자, MBC 탄압·극우성향 등 쟁점
이진숙 "공직 임명 전의 일"...민주당 "임명 전이면 괜찮나"


더팩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24~25일 이틀간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의 극우 성향의 언론·역사관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소재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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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를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청부업자'로 규정하고 이 후보자의 언론관 및 정치적 편향성 등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다만 방통위원장은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무관하게 임명될 수 있어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사례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취재를 종합하면 야당은 이 후보자가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강행할 것이라 보고 이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준비단 출근 첫날인 지난 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공영방송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공영성 제자리 찾기"를 꼽은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사진 선임을 강행할 것이냐'는 물음에 "법령에 따라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한 상태다.

청문회에서는 5인 체제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 등 현안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서에 "2인 체제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하지도 않다"고 답했다. MBC 민영화에 관한 견해도 붇는다. 이 후보자는 과거 MBC 재직 시절,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반발하며 파업을 벌인 MBC 노조를 탄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자는 당시 김재철 전 사장 체제에서 기획홍보본부장을 맡아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와 해고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이 후보자의 이같은 행적이 세월호참사 보도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공동행동)은 전날(22일) 성명을 내고 "극우전사 이진숙은 방통위 수장은커녕 대한민국의 어떤 공직에서도 배척돼야 한다"며 "세월호참사 당시 오보 사태와 유족·희생자에 대한 패륜적 보도 책임을 끝까지 회피했고, 이태원참사와 5·18의 역사적 진실에 대한 폄훼와 음모론에 가담한 반사회적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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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임명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단 입장이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언론탄압 국회 증언대회'.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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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당은 이 후보자가 과거 소셜미디어 등에서 드러낸 극우성향을 문제로 보고 있다. 서면질의서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2·12 쿠데타 및 5·16 쿠데타, 전두환에 대한 견해 등 이 후보자의 과거 극우 발언과 관련된 질문이 다수 포함됐다. 이 후보자가 앞서 정우성·문소리 등 대중예술인을 '좌파'로, 영화 <택시운전사>, <기생충> 등을 '좌파영화'로 주장한 근거도 묻는다.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주둔 및 한일동맹,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외교에 관한 질문도 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공직자로 임명되기 전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 "방통위원장 후보자로서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이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일본은 동맹국'이라 말하고, '홍어족들 광주사태 악용'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MBC·KBS가 청년들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는 발언이 극우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독도는 일본 땅' 정도의 주장은 해야 극우냐"며 "이런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생각을 가지고 방통위원장을 맡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정말 뉘우친다면 변명이 아니라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더욱이 이 후보자는 하루가 멀다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공직자 임명 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발뺌하기에 바쁘다"며 "세월호 모욕, 5·18 정신 폄훼, 이태원 참사 기획설 등 감히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언사라도 공직 임명 전이면 상관없나. 그러면 인사청문회는 왜 하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직 임명 전과 후가 달라도 된다는 것은 누가 만든 기준이냐"며 "이 후보자는 지금이라도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는 포기하시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마음껏 소신을 밝히며 지내시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되면 탄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인사청문회 절차는 요식행위고 결국 임명될 것"이라며 "이틀간 진행되는 만큼 최대한 철저하게 이 후보자의 정치 편향성, 극우 성향 등을 검증해 방통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자는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강행을 위한 도구"라고 봤다. 청문회 결과와 무관하게 이 후보자가 임명된 뒤 이사진 교체 후 자진사퇴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의결되면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의결 전 자진사퇴하지 않겠냐"며 "이런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공영방송 이사진 개편 작업을 밀어붙일 것이라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거절한 만큼 야당은 입법부의 견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방통위 체제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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