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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자”… 與 새 대표된 ‘대세’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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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대 62.8% 득표 압승

수평적 당정관계 구호에 표심 몰려

최고위원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청년최고 진종오… 지도부 진용 갖춰

尹, 韓대표 등 새 지도부와 24일 만찬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당정관계 수평적·실용적 재정립을 기치로 내건 한동훈 후보가 선출됐다. 출마 선언 전부터 지속적으로 친윤(친윤석열)계의 견제를 받았던 그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 ‘당정 동행’을 내세운 나경원 후보를 경선 1차 투표에서 압도적 차이로 꺾고 당권을 잡으면서 당내 역학구도는 물론 당정관계에 격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2만702표를 얻어 62.8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원 후보는 18.85%(9만6177표), 나 후보는 14.58%(7만4419표), 윤상현 후보는 3.73%(1만9051표)에 그쳤다. 2∼4위 후보의 득표율 합이 50%에 못 미쳐 한 대표가 결선투표 없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세계일보

당기 휘날리며… 국민의힘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2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한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심 이기는 정치 없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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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로 ‘대세론’을 형성해 온 한 대표는 이번 경선에 80%가 반영된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62.69% 득표율로 압승했다. 지난해 3·8 전대에서 김기현 체제를 출범시키며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던 당심(黨心)이 4·10 총선 패배를 계기로 변화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가 반영된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대상)에서 한 대표 득표율은 63.46%로 집계됐다.

한 대표는 총선 3연패 수렁에 빠진 당의 쇄신을 진두지휘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승리의 기반을 닦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됐다.

수직적 당정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은 시급하면서도 난해한 과제다. 총선, 전대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서로 앙금이 쌓인 데다 흔들림 없는 대세론 속에 당권을 거머쥔 한 대표 쪽으로 무게추가 쏠릴 경우 윤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미래로 간다. 변화를 시작한다”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우리가 올라타자”고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고 그의 당선을 축하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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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직후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정 화합의 포부를 전했다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한 대표는 “앞으로 당정이 화합해서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고생 많았다”며 “잘해 달라”는 취지로 격려했다고 한 대표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한 대표를 비롯한 여당 신임 지도부와 낙선자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갖는다.

정치 신인이자 원외 사령탑이라는 한계를 가진 한 대표의 첫 시험대로는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이 꼽힌다. 한 대표는 “당이 당면한 문제를 하나하나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며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해 보겠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와 별도로 1인2표제로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후보가 1∼4위로 당선됐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진종오 후보가 선출됐다. 한 대표와 짝을 이뤄 전대에 나선 3명 중 장동혁·진종오 2명이 당선돼 한 대표는 안정적 과반 지도부를 꾸리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네는 한편, “야당과 머리를 맞대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고, 대전환의 시대 미래를 준비하는 여당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양=유태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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