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사도광산 등재 결과 앞두고 한일 외교수장도 만날 듯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조태열 외교부장관 |
(비엔티안=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한일 외교수장이 별도 만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6~27일 아세안 회의를 계기로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외교수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분야를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밀착하는 국면에서 만나는 것으로, 지난 5월 조 장관의 방중 이후 약 2개월 만의 대면이다.
특히 지난달 군사동맹 수준에 버금가는 새 조약을 체결한 북러정상회담 이후로 처음 만난다는 점에서 북러 밀착과 관련한 의제가 회의 테이블 중앙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 복합도발 양상과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 한반도 긴장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양국은 최근 북러가 동맹수준에 가까운 조약을 체결해 군사적으로 결탁 수준을 높이며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어지럽게 만드는 상황에서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하는 추세다.
양국은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서울에서 한중외교안보대화를 가진 데 이어 지난 24일 한중 외교전략 차관대화도 재개하며 외교안보 협의체를 속속 재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로 불붙은 북러 밀착 기조에 한중 고위급 소통 재활성화가 일종의 '반작용' 움직임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양상이다. 중국은 북러 밀착을 내심 불편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 장관은 25일 라오스에 도착해 최근 한중간 소통 흐름을 짚으면서, 왕 부장과 만나면 "이러한 고위급 소통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흐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
조 장관은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와 관련해서도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탈북민의 자유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자국 내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 월경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한일 외교수장이 만나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문제가 상황에 따라선 별도로 거론될 수도 있다.
사도광산은 오는 27일 한일이 투표권을 지닌 위원국으로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에서 등재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은 한일 간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한일 협상)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일본 외무상에게 사도광산 문제를 언급할지 여부가) 달려있다"며 "필요하다면 할 것이고 필요 없으면 안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등재 의지가 강한 만큼 한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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