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형주·조영남·김세환 ‘생명 나눔 콘서트’ 무대 올라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당신 덕분입니다' 콘서트에서 '쎄시봉' 가수 김세환·조영남·윤형주(왼쪽부터)씨가 '그대 그리고 나'를 부르고 있다. /고유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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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소아암 환아 생명 나눔 콘서트 ‘당신 덕분입니다’에서 가수 윤형주(77)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콘서트는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완치와 삶의 질 향상을 돕자는 취지로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협회장 이중명)가 열었다. 2000년 창립된 협회는 2013년, 2018년에 이어 이날 세 번째 공연을 열었다. 윤형주씨는 1965년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으나 재학 중 가수로 데뷔하며 중퇴했다. 이후 1981년 광주CBS ‘찬양의 꽃다발’ MC를 맡게 되면서 소아암 환자들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이후 협회 초대 이사·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연세대 전신 연희전문학교 출신 윤동주(1917~1945) 시인이 윤형주씨의 6촌 형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다(서시)던 윤동주 형님의 마음을 본받고 싶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암과 분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연세대 출신 김동건(85) 아나운서 소개로 ‘쎄시봉’ 멤버들도 출연했다. 가수 조영남(79)·김세환(76)씨가 윤형주씨와 함께 ‘그대 그리고 나’를 불렀다.
이날 공연엔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는 어린이·청소년과 가족들까지 참석, 1600석 규모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백혈병을 앓는 아홉 살 딸과 함께 온 어머니 김미소(37)씨는 “항암 치료를 받는 딸의 병간호를 위해 회사까지 휴직한 상태에서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협회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역시 백혈병에 걸린 19살 아들을 둔 어머니 이지현(50)씨는 “아이가 아프면 가족 전체가 여유가 없어 공연 등 문화 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며 “위로를 준 공연”이라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심순영(52)씨는 아들 전세진(14)군을 데리고 공연을 관람했다. 세진군이 2012년에 뇌종양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2년 뒤 암이 재발했고 이후 협회 지원을 받았다. 항암 치료로 학교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협회가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세진군은 “그동안 저를 도와준 후원자 여러분이 공연에 오셨는데 너무 반가워 눈물이 났다”며 “반드시 암을 이겨내고 제 꿈이었던 사회복지사가 돼 그동안 받은 도움을 다른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이날 공연으로 모인 후원금 5000만원은 소아암 환자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고유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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